중국 TV업계가 최근 몇 년간 지속된 불경기를 극복하고자 산업 구조조정을 시행하며 기술혁신과 프리미엄(고급)화 전환을 꿈꾸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난국을 해결한 핵심요소가 여전히 없다는 게 회복세의 발목을 잡고 있다.
산업 성장을 이끌 주요 동력인 기술 세대교체가 주도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소비 수요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TV시장 판매량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4800만대에 머물렸다. 올해 판매량은 이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추산돼 중국 TV시장의 불경기가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에선 올해 중국 TV시장에 봄이 찾아올 것이라는 예측이 조심스레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해 4분기 업계의 생산원가를 압박했던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의 하락과 소비촉진 활동으로 중국 TV시장이 차츰 살아나는 조짐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시장의 침체를 완벽하게 극복할 수 있는 결정적인 요소가 없어 “TV산업의 봄날을 만나기는 어렵다”라는 전망에 비중이 실리고 있다.
2017년부터 중국 시장의 소비 수요가 더 개성화되고 프리미엄화로 업그레이드되면서 산업 제품의 수준이 상향 조정됐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퀀텀닷(Quantum dot·양자점), 디지털TV 등 디스플레이 기술 중심의 프리미엄 시장 열기가 고조됐다.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하이신(海信), 창훙(長虹) 등의 약진이 시장 프리미엄화를 가속화했다.
하지만 중국 업체의 OLED, 퀀텀닷, 디지털 TV 등 그 어느 것도 액정표시장치(LCD) TV를 대체할 만한 실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게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현재 중국 TV업체 대부분이 규모적으로 LCD TV에 의존하고 있다.
앞서 인터넷 TV 브랜드 등장으로 업계를 압박했던 저가 경쟁의 늪에서 벗어나는 듯 했다. 그러나 폭스콘의 샤프TV 인수로 저가 경쟁이 다시 과열돼 시장을 또다시 혼란 속에 빠뜨리고 있다.
또 그간 업계를 압박했던 생산원가의 부담감이 LCD 패널 가격의 하락세로 해소된다는 분석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가격 전쟁의 발발을 의미하기도 한다. LCD 패널 가격 파동은 기업 경영부실과 시장 수요 하락의 주범으로 꼽히는 업체들이 기존 시장가를 외면한 판촉활동으로 발생됐다. 이와 더불어 이런 제품에는 혁신 기술력, 기능력 없이 가격으로만 소비자를 현혹시키고 있어 시장 수준 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중국 TV산업 전문매체 즈자뎬(智家电)은 “소비수준 향상과 수요 변화, 그리고 디스플레이 기술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이를 중심으로 한 중국 TV산업의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끊임없는 혁신 기술 개발로 제품 수준 업그레이드를 가속화해야만 진정한 봄의 활기를 누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즉, 중국 TV 판매량이 전체적으로 부진했지만 55인치 이상 디스플레이 TV시장이 성장률 32%를 기록하고, 중국 소비자 대부분이 50~60인치의 대(大)화면 TV 교체를 희망하는 만큼 프리미엄 제품 개발이 산업의 명암(明暗)을 가르는 열쇠가 될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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