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의 별'로 불리는 부행장급 인사에 올해도 상고 출신이 대거 포진했다. 학벌보다는 능력 위주의 인재 발탁이 이어지면서 핵심 요직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인사철마다 '고금회(고려대 출신 금융인 모임)',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 등 특정 대학 출신이 금융권 핵심 인맥으로 떠올랐던 것과 달리 학연, 지연을 배제하고 성과만으로 인재를 판단하겠다는 은행의 인사 방향이 자리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임원 인사를 통해 새로 선임된 부행장 7명 중 6명을 상고 출신(이하 입행 당시 기준)으로 발탁했다. 총 8명의 부행장 중 6명이 상고 출신인 셈이다.
허정진 기관그룹 부행장(광주상고), 이창재 부동산금융그룹 부행장(동대문상고), 이동연 중소기업그룹 부행장(강경상고), 정채봉 IB그룹 부행장(목포상고) 등이 그 주인공이다. 연임에 성공한 김선규 여신지원그룹 부행장 역시 대구상고 출신이다. 연공서열보다 능력 및 업무성과 위주 인사를 강조한 손태승 행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부행장보까지 범위를 넓히면 이번에 승진한 이명구(덕수상고)·이내훈 부행장보(선린상고)가 모두 상고를 나왔다. 윤상돈(광신상고)·김창성 부행장보(경기상고)는 연임됐다.
함영주 은행장(강경상고)도 상고 출신 행장으로 유명하다.
KB국민은행은 이번에 부행장을 8명에서 3명으로 대폭 줄이고 오평섭 영업그룹총괄 부행장, 박정림 WM총괄 부행장, 전귀상 경영지원그룹총괄 부행장 체제로 바꿨다. 이 중 오평섭 부행장이 광주상고 출신으로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과 선후배 사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업을 둘러싼 환경이 빠르게 변화 중이고 은행 간 경쟁도 치열해지다 보니 관행에 얽매이기보다 전문성과 성과에 초점을 맞춰 인사를 단행한다"며 "내부에서도 특정 대학 출신보다는 업무성과와 리더십 등 실무평가 위주로 평가하겠다는 분위기가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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