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화제] 중국도 '미투'...12년전 성추행 교수 정직 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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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8-01-03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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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챗 상에서 천 교수의 부적절한 행위를 고발하는 내용들. [사진=바이두]


전 세계를 강타한 성폭력 고발 캠페인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에 중국인들도 처음 동참했다.

3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중국인 학자 뤄첸첸은 1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를 통해 12년 전 베이징 항공항천대학에서 박사학위 과정을 밟을 당시 지도 교수였던 천샤오우(陳小武)로부터 성추행 당한 사실을 고발했다.

뤄가 올린 글에 따르면 12년전 당시 천 교수는 그의 누나 집으로 그녀를 데려가 방문을 걸어 잠그고 아내와의 불화 등을 이야기하면서 그녀를 덮치려고 했다. 뤄는 제발 이러지 말라고 울면서 빌었고, 천 교수도 결국엔 단념했다. 그러면서 천 교수는 뤄에게 "방금 전 너의 품행을 시험해 본 것이니 이 일을 소문내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뤄는 박사 시절 몇년이 그녀에겐 인생의 악몽이었다며 우울증과 환각, 환청에 시달렸다고 토로했다.

뤄가 천 교수의 성추행을 고발하는데는 지난해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 추문 피해 사례를 스스로 폭로하는 ‘미투’ 캠페인 열풍의 영향이 컸다. 

그는 지난해 10월 국민 모바일 메신저 위챗 단체채팅방을 통해 천 교수로부터 성 추행을 당한 여학생들의 피해 사례를 수집했다. 천 교수가 여학생들에게 ‘옷을 벗어봐라’, ‘호텔방에 가자’, ‘내 애인할래’ 등의 성희롱 발언이나 신체적 접촉을 일삼고, 연구 프로젝트 경비 횡령하는가 하면, 심지어 임신한 여학생의 입막음을 위해 교우로부터 돈까지 빌렸다는 의혹이 폭로됐다.

뤄는 자신을 비롯한 피해 여학생 7명의 증언 등을 녹음해 베이징 항공항천대학 기율검사위원회 감찰처에 고발했다. 그녀는 이 일로 천 교수로부터 협박까지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뤄가 새해 첫날인 1일 올린 이 글은 웨이보에서 순식간에 450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는 등 커다란 파문이 일었다. 

뤄가 고발한 천 교수는 베이징 항공항천대학 국가중점연구실에서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등을 연구하고 있으며, 중국 교육부가 학문 성취가 뛰어난 학자에게 주는 '창강(長江)학자' 칭호까지 받은 인물이다. 

사태가 확산되자 베이징 항공항천대학 측은 앞서 1일 웨이보를 통해 현재 자체적으로 조사팀을 꾸려 이번 사건을 조사 중이며, 천 교수를 당분간 정직 처분에 내린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천 교수는 지난 2일 베이징청년보를 통해 자신의 성추행 혐의를 부인하며 구체적인 내용은 조사 결과 드러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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