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세탁기, 美 세이프가드 가동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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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현 기자
입력 2018-01-04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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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삼성·LG전자 등 가전업계는 미국의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 조치) 발동을 앞두고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정부와 가전업계는 3일(현지시간)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서 개최한 세탁기 세이프가드 조사 공청회에 참석해 대미 수출을 제한하는 수입규제 조치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연간 120만 대를 초과해 수입되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에 대해 3년간 저율할당관세(TRC)를 부과하는 내용의 권고안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했다.

미국으로 수입되는 세탁기 120만대 이상 물량과 특정 부품 5만개 이상 물량에 대해 첫해 50%, 2년차 45%, 3년차 40%씩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대부분 동남아에서 만들어져 미국으로 수출되는 삼성전자 등 세탁기에 대한 현행관세는 1% 수준이다.

이날 공청회에서 김희상 외교부 양자경제협력국 심의관은 "미국이 국내 산업 보호를 위해 세계무역기구(WTO)협정에 위반되는 세이프가드 조치를 취할 경우 세계적인 수입규제조치 남용을 초래해 미국의 수출 이익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 심의관은 "일부 ITC 위원의 권고처럼 쿼터 내 물량에 대해서도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WTO 세이프가드 협정(제5.1조)의 수준을 초과하는 과도한 규제"라고 지적했다.

김 심의관은 또 "ITC가 인정한 바와 같이 한국산 제품 수입은 미국 국내 산업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하지 않은 만큼 세이프가드 조치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ITC는 권고안에서 "한국산 세탁기는 심각한 피해 또는 위협의 원인이 아닌 만큼, 세이프가드 조치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날 공청회에는 헨리 맥마스터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 랄프 노만 연방하원의원 등 인사도 참여해 세이프가드 조치는 우리기업의 미국 내 공장 가동 계획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미국 경제에도 부정적이라는 점을 설명하고 우리 측 입장을 지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ITC, USTR의 권고안과 이번 공청회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오는 2월 삼성과 LG 등 한국 세탁기에 대해 세이프가드 발동을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은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8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 지역에 건설 중인 가전공장이 이달 안에 완공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부회장은 이날 “미국 세탁기 공장이 언제쯤 가동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거의 다 돼간다”고 답변했다. 이어 “이달 중으로 가능하냐”는 질문에 윤 부회장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긍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의사 표시를 전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가동을 목표로 사우스캐롤라이나 뉴베리 지역에 가전공장을 건립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미국의 세이프가드 조치 움직임을 앞두고 조기에 공장을 가동함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미국 세이프가드 조치 발표를 앞두고 담담하게 결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본준 LG 부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국 세이프가드 결과에 대해 어떻게 예측하느냐”는 질문에 “내가 (지금) 뭐라고 한다고 해서 뭐가 바뀌겠나”고 말했다. 미국 정부의 보호무역 기조 속에 미국에 진출한 수출기업 입장으로 정해진 결과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2019년 가동을 목표로 테네시주에 가전 공장을 건립 중인 LG전자는 가동 시점을 당기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공장 가동 시점은 삼성전자보다 늦은 올해 하반기께 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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