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알리바바의 금융 관계사 앤트파이낸셜(마이진푸)의 미국 머니그램 인수 계획이 결국 불발됐다.
앤트파이낸셜이 총 12억 달러에 머니그램 인수를 시도했지만 결국 무산됐으며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승인을 얻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고 중국 21세기경제보도(21世紀經濟報道)가 3일 보도했다.
인수합병(M&A) 계획 철회로 앤트파이낸셜은 3000만 달러의 수수료를 물게 됐으며 이날 머니그램 주가는 장 중 한때 10%가량 급락하는 등 충격에 출렁였다.
중국 최대 제3자결제서비스 알리페이(즈푸바오) 등을 운영하는 앤트파이낸셜은 지난해 1월 머니그램을 인수하겠다고 선언하며 시장의 큰 관심을 받았다. 앤트파이낸셜이 추진한 M&A 중 역대 최대 규모이자 미국 주요기업 인수 시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당국의 문턱은 넘지는 못했다.
보안상의 문제가 원인으로 언급됐지만 그 배경에는 미·중간 무역갈등, 정보유출 우려 등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미국 당국이 중국의 미국 기업 M&A를 막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가깝게는 지난해 11월 말 미국 금융서비스회사인 코웬그룹이 중국 화신에너지유한회사(CEFC)와의 거래계획 철회를 선언했다. 지난해 3월 중국 CEFC가 코웬그룹 지분 약 20%를 11억 달러에 매입한다는 뉴스가 나온지 8개월여만이다. 철회 이유는 CIFIUS의 승인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것이었다.
지난 2016년 9월에는 미국 재정부가 성명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중국계 사모펀드 캐넌브리지캐피털의 미국 반도체 회사 래티스 인수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국가 안보 위협이 이유였다.
21세기경제보도는 "CFIUS는 미국 재정부, 국방부 등 다수 부처를 아우르는 조직으로 국가 안보에 잠재적 위협을 줄 수 있는 해외기업의 미국 기업 인수안을 심의한다"면서 "하지만 최근 CFIUS의 심의기간과 결과를 예측하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30일 이내에 승인이 떨어지는 경우는 20%에 불과하다며 이는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거래까지 심의 대상으로 삼고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미국의 방어벽이 두터워지면서 지난해 중국의 미국기업 M&A 규모는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11월 2일까지 공개된 중국계 자본의 미국 기업 M&A 규모는 138억8000만 달러로 2016년 같은 기간의 603억6000만 달러와 비교해 무려 80% 가량 급감했다.
신문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중국 정부가 자본유출 차단을 위해 해외기업 인수 및 투자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미국 역시 진입 문턱을 크게 높인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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