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증시가 새해에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며 2007년 이후 10년래 최고기록을 새로 썼다. 이와 함께 항셍지수의 상승세가 올해도 지속될 수 있을지 여부에 시장 관심이 집중됐다.
2018년 두 번째 거래일인 지난 3일 항셍지수는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전 거래일 대비 45포인트(0.15%) 오른 3만560.95로 거래를 마쳤다. 4일 오후 1시 26분 현재(현지시간) 3만682.73으로 전 거래일 대비 0.40% 상승 중이다. 이와 함께 올해도 선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다고 21세기경제보도(21世紀經濟報道)가 4일 전했다.
항셍지수의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주도한 호재는 중국 본토에서 나왔다. 지난해 12월 29일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가 홍콩 상장 본토기업의 역내 비상장주식을 홍콩거래소의 'H주'로 자유롭게 전환하는 시범사업을 곧 단계별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이다.
올해 항셍지수에 대한 국내외 금융기관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앞서 중국 뉴스포털 신랑망(新浪網)은 2만7500포인트를 지지선으로 단기적 조정이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공상은행인터내셔널(工銀國際)은 항셍지수가 15~20%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국내 증권사 상당수는 올 상반기까지 상승세를 지속하고 하반기 조정압력이 커질 것으로 내다보는 분위기다.
앞서 모건스탠리는 올 연말 항셍지수가 3만7600선에 도달할 수 있다고 낙관했다. 글로벌 사모펀드 블랙록도 낙관 쪽에 손을 들었다. 블랙록 중국 증시 주임인 주웨(朱悅)는 3일 기자회견을 통해 "경제성장 전망은 물론 경제구조 개혁, 유동성 등 관점에서 올해 중국 증시가 계속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형 중국 기업이 주도해온 항셍증시 상승그래프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상장사 주가의 가파른 상승세와 여전한 잠재력도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중국지수는 미국 증시에 상장한 바이두, 알리바바 등 IT 기업 중심으로 50% 이상 급등했고 항셍지수 역시 텐센트 등 본토기업 강세로 36%가 뛰었다.
급등에도 불구하고 잠재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중국의 대표 자산운용 컨설팅업체인 노아프라이빗웰스 연구부 통계에 따르면 최근 항셍지수 주가수익비율(PER)은 13배, 항셍지수 상장 국유기업 PER은 9배 정도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의 PER이 각각 22배, 55배인 것과 비교하면 아직도 낮은 수준이다.
반면, 씨티은행은 올해 말 항셍지수가 현 수준의 3% 이상 낮은 수준인 2만9500선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한 글로벌 중앙은행의 통화 긴축 흐름을 핵심 리스크로 꼽았다.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세 차례 금리인상을 예고한 상태로 홍콩 금리는 미국 금리를 따르는 경향이 있고, 홍콩달러는 미 달러화에 페그돼 있다는 점 등을 우려했다. 하지만 중국발 투자금의 계속된 유입, 상장사 실적 안정 등으로 큰 폭의 조정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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