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신칼럼] 중국 경제규모, 미국을 추월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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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신 초빙논설위원
입력 2018-01-04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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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신칼럼]
 

[사진=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겸 핀테크지원센터장 ]



중국 경제규모, 미국을 추월할 수 있을까? 2016년에 이어 2017년 중국의 성장률은 당초 기대보다 높은 6.8%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과연 중국이 미국을 추월할 수 있을지, 또 시점은 언제일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다.

우선 중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살펴보자. 명목 GDP는 전년 GDP에다 실질성장률, 물가, 환율 등 3가지 변수를 반영한다. 중국의 2017년 물가상승률은 1.5%,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4% 이상 절상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감안하면 2017년 중국의 명목 GDP는 전년 대비 무려 1조 달러 이상 증가한 12조5000억 달러에 이른다.

이는 세계 1위 미국의 63%, 3위인 일본의 2.5배, 11위인 우리나라의 12.6배나 되는 규모이고, 2017년 명목 GDP의 증가분만 세계 랭킹 12위인 러시아의 명목 GDP(1조2831억 달러)와 맞먹는다. 그렇다면 중국은 과연 미국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

첫째,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견이다. 지난 10년 이상 글로벌 시장에서는 중국 경제 경착륙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나왔다. 매년 연말연시에 중국 경착륙과  중국발 위기 등이 언론 지면을 수없이 장식하고, 서점에서는 ‘중국경제 붕괴론’ 같은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고는 했다.

하지만, 현재 중국 경제는 위기에 빠지지 않고 기대 이상의 선전을 하고 있다. 2000년 당시 세계 2위인 일본경제 규모의 4분의1도 채 안 되던 중국이 10년 후인 2010년에 일본을 역전했고, 또 7년 후인 2017년엔 일본의 2.5배까지 격차를 벌렸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추세, 즉 중국이 약 6.5%, 미국이 2% 성장을 지속한다고 가정하면 12년 후인 2030년에 미국과 중국의 명목 GDP가 거의 비슷해질 것으로 보는 의견이다. 

둘째, 결코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적지 않다. 요약하면 중국은 2008년 리먼사태 이후 대대적인 투자(3년간 4조 위안)로 고성장을 일궜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발생한 생산설비 과잉, 투자효율의 하락, 기업부채 증가 등 불안요인이 누적돼 있다. 특히 기업부채는 GDP 대비 163%로 일본 버블 정점(1989년) 때의 132%보다도 훨씬 높아 외부 쇼크가 발생하면 자칫 성장률이 급락해 악순환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시기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고 추월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조금 다른 각도에서 중국이 충분히 미국을 추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이 디지털 G1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다시피 지금은 경제구조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는 시점이다. 아날로그 시장에서 기존 질서를 깨고 새로운 주자가 패권을 잡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새로운 세계 질서가 만들어질 때는 패권 변화가 가능하다.

중국은 미국보다 아날로그 시장에서 훨씬 뒤처져 있고 디지털 시장에서도 후발주자이지만 산업의 흐름을 정확하게 읽어 시장을 디지털로 빠르게 통합하고 있다. 예컨대 디지털을 대변하는 O2O(Online to Offline) 비즈니스와 공유경제(Shared Economy)의 성장속도는 대단하다. 조사에 따르면 최근 중국 O2O 시장의 성장세는 가히 폭발적이다. 2012년 987억 위안(약 17조7000억원)에서 2015년엔 4189억 위안(약 75조4000억원)으로 연평균 62%씩 성장했다.

유휴자산을 인터넷, 모바일로 연결해서 효율성을 높이자는 공유경제도 급성장세다. 중국국가정보센터에 따르면 중국의 공유경제 시장은 2011~2015년 연평균 65%의 빠른 성장으로 2015년 기준 약 1조9500억 위안(약 350조원) 규모에 육박했다. 공유경제 서비스 종사자도 약 5000만명으로 노동인구 전체의 5.5%, 공유경제 이용인구는 5억명(총인구의 37%)에 달한다고 한다. 시장 규모로만 보면 이미 미국을 뛰어넘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어떻게 거대 공룡 중국이 이처럼 혁명적으로 바뀔 수 있을까. 첫째, 전문가들은 먼저 모바일 확산으로 손 안에 모바일 플랫폼, 즉 가상의 디지털 시장을 갖고 있는 인구가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현재 중국 모바일 인구는 세계 최대로 약 7억명에 달한다.

둘째, 중국 정부의 인터넷플러스 정책도 인터넷과 기존 산업을 연결함으로써 인터넷, 모바일 플랫폼 시장을 만드는 데 크게 한몫했다는 평가다. 특히 모바일 플랫폼 시장 확대가 자연스럽게 모바일 결제 증가로 이어졌다.

셋째, 아이로니컬하지만 중국 경제의 낙후성과 불편함이 오히려 새로운 기술혁명을 적극 받아들이는 계기가 됐다. 예컨대 중국은 2000년대만 해도 전화가 있는 가정이 많지 않았다. 전화가 없는 불편함 때문에 오히려 휴대폰이 나오자마자 남녀노소 모두 열광하게 됐다. 또 중국 도시 교외나 농촌에는 상점이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쇼핑이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다. 이 불편함이 전자상거래를 발달시키고 나아가 금융과 결합한 디지털 플랫폼의 급성장으로 연결됐다는 분석이다.

아무튼 이렇게 중국이 디지털 시장에 승부를 걸어 디지털 G1이 되면 어떻게 될까. 지금은 전 세계가 아날로그 80%, 디지털 20%로 아날로그 중심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디지털의 비중이 커질 것으로 본다. 개인적으로는 향후 10년이면 디지털이 절반을 훌쩍 넘길 수 있다고 예상한다. 따라서 디지털 G1이 전 세계 G1이 될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미·중 간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그 사이에서 군사·외교적으로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샌드위치 신세가 되어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질 위험이 커지고 있다. 보다 철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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