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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가 폰지사기와 같다는 금융당국, 폰지는 누구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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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용 기자
입력 2018-01-05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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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이 언급...'유령수익'을 미끼로 다단계 원조가 된, 이탈리아 출신의 미국 사기범

[사진=위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이 지난해 12월 가상화폐 거래를 ‘폰지사기’로 규정했다. 차현진 한국은행 금융결제국장도 “가상화폐는 금융상품도, 법정화폐도 아니다. 희소성에 의해 가격이 출렁이는 ‘가상 골동품’으로 부르는 게 맞다”고 했다. 가상화폐에 대한 금융당국의 단호한 입장을 보여준다. 가상화폐는 폰지가 금융사기에 활용한 국제우표 쿠폰(IRC)와 다를 바 없고, 거래 방식도 다단계 금융사기 수법과 흡사하다는 것이다. 폰지가 누구이길래, 대한민국 당국자가 거명했을까.

"I landed in this country with $2.50 in cash and $1 million in hopes, and those hopes never left me."(나는 수중에 2달러 50센트밖에 없었지만 100만 달러짜리 희망을 갖고 배에서 내렸다. 나는 이 꿈을 결코 내려놓은 적이 없다)

‘폰지 사기’사건으로 사후에도 기억되는 찰스 폰지(1882–1949)가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말한 내용이다.

폰지 찰스의 명성(?)은 높지만 성장과정은 별로 알려진 게 없다. 이탈리아 북부의 강변 도시 파르마(Parma) 출신이라는 점 밖에. 

미국에서 밑바닥 인생을 전전하던 폰지 찰스는 국제우표 쿠폰(IRC)에서 돈 벌 궁리를 해냈다. 우편요금이 싼 나라의 국제우표 쿠폰을 구입해 우편요금이 비싼 나라의 우표로 바꾸면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착안을 한 것이다. 그는 사업을 벌이고 투자자를 모집했다. 특히 “45일에 수익률 50%”, “90일에 원금의 2배”라고 외치며 순식간에 4만 명의 투자자를 확보했다. 이들은 약1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지금의 물가로 보면 천억원이 넘는다. 1920년 8월 신문의 추적기사로 결국 사기행각의 전모가 들통나고 말았다. 많은 나라에서 우표 발행 매수를 제한하고 있어서, 실제로는 우표를 대량으로 유통하는 일이 불가능했던 상황을 폰지는 숨기고 있었다.

폰지 사기(Ponzi scheme)라는 말은 요즘도 쓰인다. ‘금융 피라미드 · 다단계 사기’를 지칭하는 표현이다. 실제 아무런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데 투자자들이 투자한 돈을 이용해 다른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새로운 투자자 돈으로 기존의 투자자 배당을 지급하는 소위 ‘돌려막기’를 특징으로 한다. 이는 계속해서 기존보다 막대한 투자금이 계속 수혈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이에 보다 많은 신규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정상적인 투자가 보장할 수 없는 고수익을 단기간에 매우 안정적으로 보장해준다고 광고한다.

물론 찰스 폰지 이전에도 이와 비슷한  사기가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의 사기 규모가 워낙 컸기에 파장과 충격이 오래 갔다. 그래서 그의 이름이 금융사기의 대명사가 된다. 태평양 건너 한국에까지 그 이름이 '유통'되고 있으니, 무덤 속의 폰지가 기뻐할까 민망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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