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6월 9일자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으로 구속 수감됐던 조한경 전 경위와 이정호 전 경장, 강진규 전 경사는 경찰 산하단체인 경찰공제회와 총포화약안전기술협회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조 전 경위는 1994년 4월 가석방된 지 9개월 만인 1995년 1월 경찰공제회 일반직 3급으로 특채됐다. 1990년 5월 석방된 이 전 경장과 1995년 1월 석방된 강 전 경사도 석방된 지 한달만에 경찰공제회와 총포화약안전기술협회 일반직 4급으로 특채됐다.
이들의 임용은 특채 당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아 집행종료 또는 형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2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자는 임용을 제한한다’는 이들 단체의 인사관리 규정에도 어긋한 것이다. 당시 경찰청은 이 같은 사실이 보도되자 이들을 모두 해임했다.
1990년 당시 대통령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후계자인 노태우 전 대통령이었다. 1995년 당시 대통령은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었고 1998년 당시 대통령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었다. 해방 후 친일경찰들이 미 군정과 이승만 당시 대통령의 비호로 중용된 흑역사가 민주정부인 김영삼ㆍ김대중 정부 시절에도 반복돼 왔던 것.
문재인 대통령의 영화 1987 관람을 계기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재주목받고 있지만 박종철을 죽게 한 경찰들은 이렇게 모두 몇 년 후 석방돼 좋은 직장에서 근무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영화 1987을 관람한 후 "역사는 금방은 아니지만 긴 세월을 두고 뚜벅뚜벅 발전하고, 우리가 노력하면 바뀐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