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만여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끊은 롯데그룹이 투명 경영의 새 장을 열었다. '왕자의 난'으로 불거진 그룹의 투명성 논란은 롯데그룹의 복잡한 순환출자에도 비난의 화살이 쏠렸다. 뒤이어 검찰수사와 경영비리 공판 등 수많은 위기와 마주했지만 신동빈 회장의 심복들이 그룹을 바로 세우는 데 힘을 보탰다.
신 회장의 가장 측근으로 꼽히는 황각규 롯데지주 사장은 신 회장이 90년 경영수업을 받기 위해 롯데케미칼로 오면서 인연을 맺었다. 95년부터 신규 사업과 인수·합병(M&A), 해외사업 등을 맡아온 황 사장은 신 회장과 함께 롯데의 성장을 이끈 주역 중 핵심인물이다.
롯데 정책본부에서 오랜 세월을 보낸 황 사장은 그룹의 일거수일투족을 챙겼던 만큼 위기시 소방수로도 앞장서 역할을 맡았다. 2년 전 검찰 압수수색과 조사 과정에서도 묵묵히 롯데그룹을 지켜냈다는 평가다. 이번 순환출자 해소와 롯데지주의 출범도 황 사장이 최전선에 섰다. 일본롯데홀딩스의 대표가 츠쿠다라면 한국롯데의 대표로는 황각규 롯데지주 사장이 전면에 나선 셈이다.
소진세 사회공헌위원장(사장) 또한 예전 고 이인원 부회장, 황각규 사장과 더불어 가신 3인방으로 불릴 만큼 핵심적 역할을 한 인물이다. 1977년 롯데쇼핑에 입사한 후 올해로 40년 째 롯데그룹에 몸담고 있는 소 위원장은 롯데그룹의 중심축인 쇼핑 계열사에서 두루 경험을 쌓으며 성장했다.
특히 박근혜 정부 시절 롯데그룹 대외협력단장을 맡으며 대구고 인맥과 두터운 친분을 쌓았다. 이러한 그의 대외활동이 당시 롯데그룹 최악의 위기를 막아내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어 소 위원장은 지난해 신 회장이 맡고 있던 롯데그룹 사회공헌위원장 자리를 지난해 물려받았다. 신 회장의 신임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지난해 롯데그룹 경영비리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소 위원장은 롯데지주의 출범과 순환출자의 해소 이후 활동의 영역을 더욱 넓힐 것으로 전망된다.
노병용 롯데물산 전 대표도 구속 수감되기 전까지 안팎으로 신 회장을 후방에서 물밑 지원사격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현재는 잉여의 몸이 된 상태라 비상근고문으로 위촉된 상태다.
사장단에서 연륜이 오래되고 원만한 대외관계 등으로 그룹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던 노 고문은 왕자의 난 시기부터 신 회장의 적극적 지지자로 자리매김했다. 노 고문은 롯데월드타워의 건설과정부터 롯데마트 가습기 사건 등 롯데의 경영과정에서 잡음을 일으킨 다양한 대소사를 몸으로 막으며 지주사 전환의 틀을 닦은 인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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