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입사원은 72세, 현역사원은 89세인 기업이 있다.
시즈오카현 이와타시에 있는 파이프 가공업체 고켄공업은 전체 직원 270명 중 3분의 1인이 65세 이상이다. 현재 최고령 직원은 89세이다. 올해 4월 72세 남성을 신입사원으로 받았다. 이 회사는 일본이 버블경기로 호황을 누리던 1980년대 후반부터 시니어 채용을 시작했다. 경기호황시기 일 할 사람이 부족하자 “건강한 할아버지 할머니를 모집한다”는 광고를 신문에 싣었던 것이 그 시작이었다.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시의 운송회사 히가시삿포로닛쓰유소(東札幌日通輸送)는 지난 10월 ‘80세 정년’ 제도를 도입했다. 기존 정년(65세)에 15년을 더했다. 일단 65세에 퇴직한 뒤 더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을 재고용한다. 시니어들은 운전을 제외한 영업, 총무 등의 업무를 맡는다.
NHK방송에 따르면 고령자들이 사회적으로 활동하도록 하는 건 인재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의 일손부족 해소는 물론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의료비 억제 등 여러 가지 부차적인 효과도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신(新) 현역’이라는 말도 나온다. 금융기관 출신 퇴직자들이 금융자문이 필요한 중소기업에 고문 등으로 채용되는 것을 말한다. 일본 관동지역에는 매년 금융기관과 중소기업을 매칭 하는 교류회도 성황리에 열린다고 NHK는 전했다.
시니어채용을 국정과제로 삼는 곳도 있다. 핀란드는 1995년 고령사회에 진입과 동시에 경기 침체기를 견뎌야 했다. 조기은퇴로 인해 50대 이상 연령대의 노동참여 비율은 유럽 평균보다 크게 낮았다. 국가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핀란드 정부는 1998년 '시니어근로자를 위한 국가 프로그램(FINPAW : Finish National program for ageing workers)'을 시작했다. 이 때 나온 슬로건이 '경험은 국가 자산(experience is a national asset)'이다. 시니어들이 가진 경험과 숙련된 기술이 국가 전체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보고, 근로자 개개인에 방점을 두고 정책을 추진했다. 시니어들에게 친화적으로 직장환경을 개선과 아울러 시니어들에 대한 사회인식 전환을 위한 캠페인을 실시했다. 특히 시니어인력개발에 힘을 쏟았다.
프로그램을 실시했던 2년 동안 시니어의 고용률은 물론 은퇴 연령도 높아졌다. 정책이 종료된 후에도 지속적으로 개선되었다. 정책 시작 4년 후 55~64세의 취업률은 21.9%포인트 상승했다. 핀란드의 시니어 고용 정책은 지난 2006년 노벨 정책상으로 불리는 카를 베텔스만상을 독일의 베텔스만 재단에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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