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남북관계가 급속도로 회복되는 분위기 속에서 지난 5~6일 쿵쉬안유(孔鉉佑·사진) 중국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로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겸 6자회담 수석대표, 임성남 외교부 1차관과 만나 북한과 북핵 문제 등 한반도 정세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나눴다.
외교부에 따르면 쿵 부부장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한국과 미국이 군사훈련을 잠정 중단하기로 한 것은 사실상의 '쌍잠정'(雙暫停, 한·미 군사훈련과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을 잠정 중단하는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마도성공(馬到成功, 빨리 승리를 쟁취하다)'을 인용해 남북 고위급 회담의 조기 성과를 바라며 “평창동계올림픽이 한반도 평화를 구축하는 계기가 되어 한반도 정세에 봄이 오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 쿵 부부장은 북측의 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에 대해 “양팔을 벌려 환영해야 하지 않냐”면서 “(한국은 북한과) 하나의 민족이고 동포이지 않느냐”라고도 말했다.
쿵 부부장이 오늘날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 속에서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지 외교가는 주목하고 있다.
쿵쉬안유 부부장은 중국 조선족 동포 출신으로, 상하이외국어학원에서 일어를 전공하고 외교학원에서 외교학을 수학한 후 1985년 주오사카 총영사관 직원으로 외교관의 첫발을 내디뎠다.
그는 2003년 외교부 아주국 부국장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아시아 사무에 참여해왔다. 또한 일본에서만 10년 이상 근무하며 주일공사도 지냈다. 일본 매체들은 쿵 부부장을 냉정하고 안정적이며 전문적인 외교관으로 평가한다.
쿵 부부장은 2015년부터 외교부 부장조리로 아시아 지역 업무를 주관해왔고, 한반도사무특별대표 임명 전부터 북한 관련 사무를 여러 차례 맡아오는 등 중국의 대표적인 동북 아시아통(通)으로 꼽혔다.
그는 지난해 8월 우다웨이(武大伟)의 뒤를 이어 한반도사무특별대표에 임명되면서 우리나라 언론에 본격적으로 이름이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중국 정부가 지난 2010년 2월 한반도의 새로운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목적으로 6자회담과 관련 사무 처리를 위해 신설한 자리다. 초대 대표는 당시 외교부 부부장에서 막 물러난 우다웨이가 맡았다.
쿵 부부장은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도 화제의 인물이었다. 당시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 도착한 문 대통령을 영접한 중국 측 관료였기 때문이다. 그때만 해도 그는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 신분이었다. 우리나라에선 지난 2013년 박근혜 대통령 당시 수석차관급이 영접했던 것과 비교하면 격이 떨어진다며 '방중 홀대론'이 일었다. 이에 청와대 측은 쿵 부장조리가 사실상 차관급 역할을 수행 중인 인물이라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새해 벽두 실제로 그는 외교부 부부장(차관)으로 승진했다. 중국 뉴스포털 신랑(新浪)은 ‘한반도 혼란의 시기 조선족 전문가 외교부 부부장 임명’이라는 제목의 기사로 그의 인사 소식을 비중 있게 소개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베이징일보(北京日報)가 운영하는 위챗 공식계정 창안제즈스(長安街知事)도 ‘방금 막 승진한 부부장이 겸하는 특별 직무’라는 제목의 글에서 쿵 부부장의 승진을 “중국 외교에 새로운 기운을 주입하려는 노력이자 새로운 책임의 구현”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