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8년 경제계 신년인사회’.
새해를 맞아 정·관·재계 고위 관계자들 사이에선 다양한 덕담들이 오갔다. 이 중에는 단순한 인사말인 아닌 '진짜' 덕담이 오간 곳도 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과 백운규 산업통상부 장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3인이 모인 자리에서다.
이날 유 장관은 친밀감을 표시하듯 구 회장의 등을 손으로 감싸며 “앞으로도 지적재산위원회 위원장을 계속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구 회장은 미소로 화답하며 긍정적인 표정을 지었다.
유 장관이 직접 구 회장에게 연임을 요청한 만큼 업계에서는 이 제안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백 장관과 유 장관 등 정부 주요 요인이 모인 자리에서 이 같은 발언이 나온 것은 내부적인 합의가 있지 않고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유 장관이 맡고 있는 과기부는 국가지식재산위원회 간사 부처로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
국가지식재산위원회는 대통령 소속 국가지식재산정책 심의기구로, 위원장은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다. 일반적으로 유관 부처의 고위 관계자들이 추천해 대통령이 위촉하는 식이다. 정부 부처와 기업 등 민간기관과의 협력을 위해 국무총리와 민간 위원장, 두 명의 공동위원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 2015년 12월 14일부터 지난달 13일까지 2년간 위원장을 맡았다. 이 기간 동안 그는 특허기술 사업화를 추진하고 국가지식재산네트워크 콘퍼런스를 개최하는 등 지식재산 생태계 구축을 위해 힘써왔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구 회장은 신기술과 특허 등 지식재산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직원들에게 연구·개발(R&D)을 강조하며 3개월에 한 번씩 열리는 CTO(최고기술경영자) 간담회, 기술협의회 등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고 있다. LS가 최근 추진하는 사업들 역시 빅데이터,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에너지 등 과학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또 구 회장은 한국발명진흥회장, 국가과학기술심의위원회 민간위원,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정책위원장 등을 역임하는 등 지식재산, 특허 및 산업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LS 관계자는 “LS는 초전도케이블, 스마트그리드 등 에너지 효율 사업에서 혁신을 추구해왔고, 구 회장 역시 지식재산 분야에 관심이 많다"며 “연임 여부에 대해선 사내 기술 관련 조직이나 임원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기부 관계자는 “구 부회장이 연임하는 경우를 포함해 다양한 후보 풀을 추천받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아마 이달 내에는 임명 절차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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