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강세가 주춤하자 달러화를 투자 대상으로 삼는 환테크족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새해 들어 한때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방어선인 1060원 아래로 내려가자 외환당국은 시장개입에 나섰다. 이처럼 당국이 미세 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으로 환율 바닥을 1060원으로 인식시켰고, 달러를 매수하려는 환테크족도 분주해졌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이틀 전인 8일 장중 1060원을 밑돌았다. 환율은 올해 첫 거래일인 2일에만 9.3원 하락한 1061.2원을 기록했다. 이후 환율은 롤러코스터를 타다가, 8일 오전 10시 27분께 1059.0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외환 당국이 개입하자 반등하기 시작했다. 이날에는 환율이 1071.9원까지 뛰었다.
환테크족은 주로 '미국 달러선물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와 '미국 달러 선물 인버스 ETF'에 투자한다. 달러 가치 상승에 베팅하는 상품이 레버리지라면, 인버스는 가치 하락을 차익으로 얻는다.
에프앤가이드를 통해 비교한 결과, 원화 강세가 강했던 최근 3개월(2017년 10월 9일∼올해 1월 9일)간 수익률은 미국 달러 선물 인버스 ETF가 높았지만, 9일까지 나흘 동안에는 미국 달러 선물 레버리지 ETF가 우위를 보였다.
환테크족이 달러 약세 때 환율 하락에 투자했다가 최근 환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ETF별로 3개월 수익률을 보면 '타이거 미국 달러 선물 인버스 2X'가 15.11%로 가장 높았다.
이어 '코덱스 미국 달러 선물 인버스 2X'(14.86%)와 '코세프 미국 달러 선물 인버스 2X 합성'(14.60%), '코덱스 미국 달러 선물 인버스'(7.38%), '코세프 미국 달러 선물 인버스'(7.26%) 순으로 수익률이 괜찮았다.
반면 '코세프 미국 달러 선물 레버리지 합성'은 13.36%에 달하는 손실을 냈다. '코덱스 미국 달러 선물 레버리지'(-13.29%)와 '타이거 미국 달러 선물 레버리지'(-13.08%)도 마찬가지다.
외환당국이 환율 방어 경계령을 내린 지난 나흘간 코덱스 미국 달러 선물 레버리지의 거래량은 10만3720주에서 12만655주로 증가했지만, 코세프 미국 달러 선물 인버스는 3590주에서 422주로 급감했다.
외화예금통장도 대표적인 환테크 상품이다. 이는 원화 대신 달러를 통장에 넣고 이자 수익을 내는 것이다. 달러 가격 상승 시 이익을 보는 환차익은 비과세다. 일반 주가연계증권(ELS)과 마찬가지로 각 주가지수를 기준으로 삼지만, 원화가 아닌 달러로 투자하는 달러 ELS도 눈여겨 봐야 할 상품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주목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박성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 달 간 석유는 서부텍사스유(WTI) 기준 6.8%, 구리 5.4%, 금은은 2.3% 각각 상승했다”고 밝혔다.
주식시장에선 중·소형주가 블루칩이다. 박성현 연구원은 “(달러약세의 지속 땐) 대표적 안전 자산인 달러보다 적극적인 위험자산(중·소형주)을 선호하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