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료 검식관이 선수촌에 도착한 식재료부터 선수들이 먹게 될 음식까지 꼼꼼하게 점검합니다. 식중독이 의심되면 ‘식중독 신속검사차량’에서 바로 검사를 합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에서 식음료부 매니저를 맡고 있는 한민구 식품의약품안전처 서울지방청 주무관은 강릉선수촌 식당에 들어온 식재료를 보여주며 이같이 말했다.
15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에 있는 강릉선수촌은 ‘식음료 안전관리 모의훈련’으로 분주했다. 식중독 예방과 사고 발생 대응 체계를 점검하기 위해 이뤄진 이날 모의훈련에는 식약처와 강원도에서 파견한 식음료 검식관·검사원 40여명,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강릉선수촌을 비롯해 올림픽이 열리는 동안 운영되는 22개 식당을 책임진다. 강릉선수촌 급식을 책임지는 현대그린푸드 직원도 훈련에 동참했다.
조직위는 강릉선수촌에서 갓 만들어진 닭가슴살구이를 검식했다. 검식은 선수와 심판을 비롯해 대회 관계자가 먹는 조리 음식과 식재료를 검식관이 먼저 먹어보며 살펴보는 것이다. 앞서 선수촌에 들어온 김치 검수도 했다. 검수는 김치나 식재료를 규격부터 수량, 품질, 냄새 등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통조림은 제조기간과 외부 모양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한 후 조리실로 들어갔다. 겉이 찌그러져 있으면 바로 폐기한다.
한 매니저는 검식하던 닭가슴살구이 일부를 떼어내 멸균봉투에 넣었다. 식중독균 검사를 의뢰하기 위해서다. 김치도 일부를 잘라내 역시 멸균봉투에 담았다. 봉투 겉면에는 제품명·의뢰번호·수량을 적고, 입구는 스티커로 밀봉했다.
2개의 멸균 봉투가 강릉선수촌 조리실 앞에 있는 식중독 신속검사버스로 옮겨졌다. 버스형 식중독 신속검사차량은 전국에 모두 3대가 있는데, 대회 기간 강릉선수촌과 평창선수촌에 각각 1대씩을 운영한다. 강릉선수촌에선 매일 450종의 음식을 제공한다. 이 가운데 20여개를 검사차량으로 보내 식중독 검사를 한다.
검사는 식중독균을 배양하는 방식이 아닌 ‘유전자증폭법’을 쓴다. 김형준 식약처 식품안전관리과 기술서기관은 “신속한 식중독균 검사를 위해 유전자증폭법을 사용한다”면서 “한 번 검사에 3~4시간이 걸리는데, 14개 시료(음식물)를 동시에 분석해준다”라고 설명했다.
봉투를 건네받은 검사차량 신속검사원 2명이 전처리에 이어 유전자를 추출했다. 이 유전자를 실시간유전자증폭기(PCR)에 넣어 증폭한 뒤 식중독균이 들어 있는지 점검했다. 여기서 확인할 수 있는 식중독균은 황색포도상구균·살모넬라균·대장균 등 모두 17종이다. 식중독균이 나온 식재료는 조리실에 들어가지 못한다. 음식은 선수들에게 배식하기 전에 모두 버린다.
모의훈련에 참여한 최성락 식약처 차장은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식음료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해 식중독 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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