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으로 국내 경제에 짙은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연초부터 영세 사업주의 줄폐업, 경비·청소원 등 취약계층 근로자의 대량 해고 등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후폭풍’이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등 후속대책을 내며 진화에 나섰지만 관계부처 간 엇박자를 내는 등 허둥대는 모습이다.
현재 정부는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책 홍보와 점검에 주력하고 있다. 일자리 안정자금은 정부가 30인 미만 사업장 내 근로자 1명당 월 최대 13만원을 지원하는 제도다. 올해 3조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올해부터 가파르게 오른 최저임금 7530원이 적용되면서 영세 사업장, 소상공인의 인건비 부담을 정부가 일부 보전해 준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서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2일 새해 첫 방문지로 일자리 안정자금 접수를 받고 있는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를 찾았다.
9일에는 김영주 장관이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캠페인 띠를 두른 채 서울 명동거리를 순회했다. 15일에는 김 부총리가 인천 주민센터를 방문, 일자리 안정자금 접수현황을 점검했다.
하지만 같은 날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 위반사업주 명단을 공개하고, 신용제재를 가하는 방향으로 근로기준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3년 이내 최저 임금 미달로 유죄가 확정된 사업장의 명단이 공개되며, 3년 이내에 2회 이상의 유죄가 확정되면 신용제재를 한다는 내용이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폭이 전년 대비 16.4%에 달해 인건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엄격한 법 집행은 이들 영세 사업주 대부분을 ‘범법자로 만들 것’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관계부처의 다른 행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우려됐던 부작용이 예상보다 심각하다고 판단해 혼선을 빚는다는 관측도 나온다.
급기야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섰다. 문 대통령은 16일 국무회의에서 "올해 최저임금이 16.4% 인상됨에 따라 중소기업인·소상공인·자영업자 가운데 부담을 느끼는 분이 많다"며 "정부는 구체적인 업종별로 보완대책을 세심히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가 총동원돼 진화에 나섰지만, 산업 현장에서는 불법·편법으로 최저임금을 지급하는 사례마저 속출하는 등 여진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