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쪽방촌 주민들이 올해도 어김없이 이웃사랑 성금을 전달했다. 10년째 계속되는 기부다.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16일 오후 인천 동구 만석동 주민과 인근 노숙인, 무료급식소 이용 노인 등 400여명이 성금 160여만원을 기탁했다.
김중미 작가가 쓴 소설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배경인 만석동은 인천 지역 마지막 판자촌 밀집지다. 주민 대부분이 노인이고, 30%는 기초생활수급을 받고 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운데도 지난해 12월 동네 쪽방상담소와 무료급식소, 노숙인 쉼터에 설치된 모금함에 아낌없이 성금을 넣었다. 무료급식소 이용 노인과 노숙인들은 볼펜 조립과 폐지 판 돈을 내놓았다. 인근 인현동·북성동·계산동 쪽방에 사는 주민들도 기부에 동참했다. 기부금은 취약계층 어린이 의료비와 사회복지시설 지원금 등으로 쓰일 예정이다.
이날 주민 대표로 참석한 이정성씨(78)는 “우리보다 더 어려운 분들을 조금이나마 돕고 싶어 기부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만석동 주민들은 2008년부터 꾸준히 성금을 기부하고 있다. 그해 12월 87만1610원을 시작으로 매년 기부금을 모아 공동모금회에 내고 있다. 지금까지 기부한 금액은 총 1250여만원이다.
박찬봉 공동모금회 사무총장은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한 만석동 주민들의 꾸준한 기부가 우리 사회 온기를 높여주고 있다”면서 “투명하고 엄정한 절차를 통해 소중한 성금이 꼭 필요한 곳에 쓰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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