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 급등 속 부동산주가 상승세를 타면서 완커(萬科)가 시가총액 규모 세계 1위 부동산개발업체로 등극했다.
최근 중국 A주는 물론 홍콩 항셍지수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16일 홍콩·선전증권거래소 동시 상장사인 완커의 주가가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온라인 매체 펑파이뉴스(澎湃新聞)이 이날 보도했다.
선전증시의 완커A(000002)와 홍콩의 완커기업(02202) 주가는 모두 8.93% 급등한 40.2위안, 42.10 홍콩달러로 마감해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완커의 시총이 5305억 위안(약 87조9410억원)으로 뛰었고 시총 규모 세계 1위의 부동산개발업체의 왕좌를 차지했다.
지난 2년간 진흙탕 경영권 분쟁으로 혼란을 겪었지만 작년에 선전메트로(深圳地鐵)가 '구세주'로 등장, 최대주주로 자리잡으며 기존 경영진을 지지하면서 안정이 됐다. 내부 분란이 해소되고 실적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완커에 대한 투자자의 기대감이 커진 것이 주가 급등의 배경으로 꼽혔다.
지난해 완커의 부동산 계약규모는 5298억8000만 위안, 판매면적은 3595만2000㎡로 매출액 기준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중 2위다.
완커 등을 필두로 올 들어 부동산주의 강세가 예사롭지 않다. 16일 중국 A주 부동산 주가 상승폭은 5.51%로 완커A를 비롯해 자오상서커우(招商蛇口), 바오리부동산(保利地産), 신청(新城)주식회사, 진디그룹(金地集團) 등의 주가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증권일보(證券日報)가 17일 보도했다.
올 들어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16일 마감가 기준 완커A를 비롯해 중국 A주에서 바오리부동산(2096억5700만 위안), 자오상서커우(1891억4500만 위안), 화샤싱푸(貨夏幸福,1297억2200만 위안), 뤼디(綠地, 1232억6300만 위안) 등 5개 상장사의 시총이 1000억 위안을 돌파했다.
부동산주의 강세는 당국의 규제가 지속되고 있지만 정책이 큰 변동없이 안정됐고 커졌던 거품이 다소 해소됐다는 판단에 따라 투자금이 몰린 때문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실적을 공개하는 어닝시즌이 임박한 상황에서 상당수 업체의 실적급등이 예상된 것도 매수세를 부추기는 양상이다.
중국 A주 부동산 상장사 중 76곳의 지난해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증가했다. 이 중 36곳은 순익이 두 배로 치솟았고 선우예(深物業)A, 하이더(海德)주식회사, 룽안부동산(榮安地産) 등의 순익 증가율은 각각 8099.55%, 3373.62%, 2244.94%에 육박했다.
지난해 예상실적을 공개한 35곳의 부동산 상장사 중 실적 개선 및 증가를 예상한 기업은 25곳으로 전체의 70%다. 이 중 스룽자오예(世榮兆業)가 순익 증가율 835.59%를 예상하는 등 8곳이 전년 대비 순익이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부동산컨설팅업체 커얼루이(克而瑞)부동산연구센터가 발표한 '2017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매출 200위'에 따르면 비구이위안(碧桂園)이 5500억1000만 위안으로 1위, 완커와 헝다(恒大)그룹이 5000억 위안을 웃돌며 2, 3위에 올랐다. 러에코를 손에 넣은 룽촹중국(融創中國, 수낙차이나), 바오리부동산, 뤼디 등의 매출도 3000억 위안을 웃돌았다.
톈펑(天風)증권은 부동산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대형·우량주인 완커, 바오리 등이 우선 선택지가 됐다고 분석했다.
올해 경기상황을 반영하는 '경기순환주' 강세가 점쳐지면서 부동산주 전망도 낙관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증권일보는 최근 30일 내 30개 부동산주가 증권사로부터 '매입' 혹은 '지분확대' 등급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곳은 바오리부동산으로 17곳이 '매입'을 권했다. 완커A(11곳), 뤼디(9곳), 진디그룹(9곳), 자오상서커우(8곳), 화샤싱푸(7곳), 신청주식(7곳), 스롄싱(世聯行, 5곳) 등의 순이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