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년만에 최고 무공훈장 받은 군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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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01-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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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 당시 렌 부자가 미군에 반려견 칩스를 기부했다.

[노트펫] 미군 군견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무공을 세운지 75년 만에 동물판 영국 무공훈장인 디킨 메달을 수훈했다고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가 지난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수의사 동물구호단체 PDSA(People's Dispensary for Sick Animal)는 이날 영국 수도 런던 처칠박물관에서 미 군견 ‘칩스’에게 디킨 메달을 수여했다.

지난 1943년 7월10일 미군의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상륙작전 당시, 칩스는 독일군 기관총 진지를 급습해 독일군을 생포하고, 많은 미군의 목숨을 지킨 공로를 인정받았다.

칩스는 군대에서 3년6개월간 복무하고 미국으로 돌아온 지 1년 만인 지난 1946년 세상을 떠났다. 그래서 견주의 아들인 존 렌(76세)이 대리 수훈했다.

 미군과 군견 그리고 견주의 아들 존 렌(맨 오른쪽)이 칩스를 대리해서 디킨 메달을 수훈했다.

칩스는 저먼 셰퍼드에 콜리와 허스키 피가 섞인 믹스견으로, 원래 렌 가족의 골칫덩어리 반려견이었다. 칩스는 매일 우편집배원과 환경미화원 뒤를 쫓아서, 존 렌의 어머니가 단속하느라 애를 먹었다고 한다.

그 당시 미국이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직후 미군은 국민에게 반려견을 군견으로 기부해달라고 호소했다. 존 렌의 아버지는 칩스가 군대에 더 적합할 것이라고 판단해, 칩스를 미군에 기부했다.

반려견 4만여 마리가 문을 두드렸지만, 군견 훈련을 통과한 반려견은 칩스를 비롯한 1만1000여 마리에 불과했다. 당시 4살 아이였던 존 렌은 “칩스는 강하고 영리했다”며 “우리 가족은 그가 (군대에서) 잘할 것을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칩스는 기대 이상이었다. 지난 1943년 무공으로 칩스는 동물로선 유일하게 미군에서 3번째로 높은 훈장인 은성훈장을 수훈했다. 미군 2번째 훈장인 수훈십자장 후보에 올랐다. 또 이탈리아에 있을 때, 부상당한 미군에게 수여하는 퍼플 하트(Purple Heart) 훈장을 받았다.

칩스는 조련사 로웰 이등병과 함께 북아프리카,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에서 복무하면서 프랭클린 D. 루즈벨트 미국 대통령, 윈스턴 처질 영국 총리, 나중에 미국 대통령이 될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 연합군 최고사령관 등을 만났다. 아이젠하워 장군이 칩스를 쓰다듬자, 칩스가 아이젠하워 장군을 물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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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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