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의 출금 지연 문제에 이어 잦은 서버 점검도 도마 위에 올랐다. 서버업계는 빗썸의 서버 운영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빗썸 투자자들은 올해 연이은 거래 지연으로 인해 불편을 겪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급기야 '자작극'을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 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 위원장은 "그동안 있었던 해킹·전산사고로 인한 거래 중단 등이 (거래소의)자작극이 아니냐는 의심이 들 만큼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잘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12일 빗썸에서 발생한 사고를 두고 한 말이다. 비트코인캐시의 가격이 폭등한 때 서버가 중단되면서 제때 매도를 하지 못하자 빗썸 이용자들은 손실을 봤다며 집단소송에 돌입했다. 최 위원장 발언 다음날에도 거래 중단은 이어졌다. 빗썸은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화폐 시세가 급락한 상황에서 2시간 가량 거래를 할 수 없었다.
빗썸 측은 서버 다운과 거래 중단은 다르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1월 12일 서버가 다운돼 장애가 발생한 이후 서버 처리 용량 수준을 5배 더 늘렸다. 최근의 서버 지연은 해킹이나 사고로 인한 중단이 아닌, 안정화를 위한 업그레이드 작업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그간 투자자들 사이에선 가격 급등락이 있을 때마다 서버 점검이 이뤄지자 거래소가 고의적으로 서버를 중단해 거래를 불가능하게 하는 방식으로 시세조작을 한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빗썸 측은 이에 대해 완강히 부인했다. 빗썸이 사용하는 메인 서버인 클라우드 플레어는 접속이 과도하게 몰릴 경우 자동으로 후순위 접속의 진입을 지연하는 방법으로 서버 다운을 미연에 방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고 해명했다.
가상화폐 거래소가 24시간 운영되다 보니 일시적인 거래 지연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게 IT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그럼에도 기존 금융권에 비해선 관련 시스템 구축 수준이 현저히 낮다는 게 중론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거래의 기본은 안정성과 보안인데 기본 중의 기본조차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투기성 세력에 안주해 수익을 얻고 있다"고 꼬집었다.
서버업계 관계자도 "서버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돼 있고 전문인력이 충분한 상황이라면 일시에 수많은 접속자가 몰린다고 해도 그 흐름을 예측해 접속 마비 등의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게 돼 있다"며 "특히 돈이 오가는 거래소라면 서버 증축뿐 아니라 서버 대여 등을 통해 서버 흐름에 여유를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빗썸 관계자는 "지난해 서버를 5배 증설한 후에도 거래량이 계속 늘어난 측면이 있어 그 이상으로 서버를 계속 증설하고 있다"며 "서버 대여가 오히려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내부 판단이 있어서 증설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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