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지만 현 정부와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고 있는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17일 귀국했다. 기자들과 만나 대선 이후 결심한 ‘백의종군’의 마음에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양 전 비서관은 이날 오전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으로선 지난번에 제가 했던 (백의종군) 선택이 바뀌어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밖에서 응원하겠다고 작정한 시민이면 시민답게 응원하는 것이 제 분수라고 본다”고 말했다.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함께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에서 근무한 공통점이 있는 그는 이른바 ‘3철’로 불리며 지난해 ‘5·9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핵심 측근으로서 정권교체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가운데 양 전 비서관은 최근 잇따라 일부 언론 인터뷰에 응하면서 지방선거 차출, 청와대 입성 등 문재인 정부 집권 2년차를 맞아 전면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들이 나오고 있다.
그는 해외 체류 중 집필한 책 ‘세상을 바꾸는 언어’의 출판기념회 행사 참석을 위해 일시 귀국했다.
양 전 비서관은 한동안 머물면서 오는 30일과 내달 6일, 두 차례의 북 콘서트를 열고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등과 만나는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다시 출국할 예정이다.
그는 공항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연락 여부를 묻는 질문에 “어떻게 연락을 드리겠느냐”면서도 “(연락을) 안 해도 이심전심”이라고 답했다.
특히 양 전 비서관은 오는 6·13 지방선거에서 ‘선수’로 뛰는 것은 “(직접 나설 일은) 단언컨대 없다”고 일축하면서도 ‘간접 지원’ 가능성은 열어놨다.
이 때문에 본인 의지와는 상관없이 국내 체류 기간 동안 각종 정치적 이슈의 중심에 설 것으로 예상된다.
양 전 비서관은 향후의 과제와 관련해선 “통합의 과제가 우리에게 남아 있다”면서 “이념의 시대는 지났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념의 잣대로 지난 대통령들에 대한 평가를 갖고 극단적으로 나뉘어서 서로 증오하고 배제하는 것은 나라의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고도 했다.
실제 양 전 비서관은 이번에 출간한 책에서 “역사 속 인물을 둘러싼 양 진영의 극단적 대립을 몸에 난 상처에 비유할 수도 있겠다”면서 “열심히 살다 보면 몸에 이런저런 흉터가 남게 마련이다. 상처는 극복하는 것이지 지울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보진영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보수진영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역사 속 인물로 존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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