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싯홀(shithole)' 발언 파장이 커지는 가운데, 그의 과거 인종차별 발언까지 재조명되고 있다.
문제의 싯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11일 이민문제 해법 마련을 위해 여야 상·하원 의원들 6명과 만난 백악관 자리에서 나왔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북중미 지역 아이티와 아프리카에서 온 이주민을 "싯홀에서 온 사람들"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싯홀이란 '거지 소굴 같은 곳'을 의미하는 단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아이티와 아프리카 국민 대다수를 차지하는 흑인에 대한 비하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하기 쉽다.
이후 국제연합(UN)은 트럼프 대통령을 인종차별주의자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고, 아이티 정부도 자국 주재 미국 대사를 소환해 항의하는 등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졌다.
파문이 확산되자 지난 14일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州) 골프휴양지에서 기자들에게 "내가 사용한 단어가 아니다. 나는 인종주의자가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관련 국가 국민들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 발언이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기 때문이다.
미 NBC 뉴스에 따르면 지난해 가을 트럼프 대통령은 파키스탄에 장기 억류된 가족의 석방 문제에 관해 브리핑한 한 여성에게 "어디 출신이냐"고 여러 번 물었고, 결국 그녀는 부모가 한국 출신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옆에 있던 고문을 향해 "이렇게 '예쁜 한국 숙녀'가 왜 행정부를 위해 북한 협상을 하지 않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는 그녀가 어느 혈통인지에 따라 경력이 결정될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당시 관계자들은 밝혔다. 다분히 인종차별 뉘앙스가 담긴 발언이라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한 험담도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 인종차별 발언 가운데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전부터 오바마 전 대통령을 향해 끊임없이 미국 하와이가 아닌 아프리카 케냐 출생설을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케냐 출신의 유학생 아버지 버락 오바마 시니어와 미국 백인 어머니 스탠리 리 앤 더넘 사이의 혼혈이다.
이밖에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6월 아이티에서 입국한 1만5000명의 입국자들을 향해 "모두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환자'"라로 했고, "나이지리아 출신 입국자들은 미국에 들어오면 자기네 오두막으로 돌아가려 하지 않는다"는 등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한바탕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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