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출범 후 ’자타공인’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상징성에서 스스로 벗어나 홀연히 출국한 그였다. 그러나 그는 귀국길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과의 관계, 자신이 갖는 상징성을 강조했다. 언젠가 곧 대통령의 곁으로 돌아올 거라는 의미심장한 발언이었다.
양정철 전 비서관은 17일 자신이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함께 ‘3철’로 불리는 것과 관련해 “세 사람의 선택은 각자 다르다”면서 “제 처신은 대통령과 연관된 상징성이나 영향성, 상관관계가 너무 커서 두 분보다 조금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두 사람에 비해 문재인 대통령과 더 가까운 사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그는 ‘전해철 의원(경기 안산시 상록구갑)을 도울 생각은 없느냐’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개인적으로야 응원하지만, 당내 좋은 분들과 경쟁하는데 그러면 되겠느냐”면서 “마음 속으로 응원할 뿐 도울 처지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의 최종 후보로 결정되고 나면 혹시 부분적으로 도울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제가 직접 선수로 나서거나 그 이전 단계에서 다른 분들을 도울 수 있는 처지는 아닌 것 같다”고도 했다.
양 전 비서관의 이날 발언은 경기도지사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진 전 의원이 경선을 통과할 경우, 지원사격을 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이호철 전 수석은 현재까지 불출마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양 전 비서관과 이 전 수석은 모두 측면 지원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다.
특정 캠프의 직책을 맡지는 않더라도 양 전 비서관이 지원유세 등 당내 요구를 수락한다면, 봉하마을이 있는 경남을 비롯해 일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향수가 깃든 지역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전 의원 측 관계자는 “아직 기간이 남아 있어 언급할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어차피 이번 선거는 결국 문재인 정부의 선거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양 전 비서관의 도움을) 마다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양 전 비서관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현실 정치와는 거리를 두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는 최근에도 자신의 역할론이 계속 부각되자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겨우 7개월 지났는데 작별인사로 남긴 편지에 잉크도 마르지 않았다”면서 “먼 발치에서 지켜보자고 판단했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양 전 비서관은 문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해 5월 중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는 장문의 문자메시지를 남기고 출국했다. 양 전 비서관은 뉴질랜드에 머물던 중 아들 입대 등으로 몇 차례 귀국한 뒤 일본 도쿄에 머물다 이번에 일시 귀국했다.
그는 지방선거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체질도 아니고 적성도 아니다”면서 “좋은 분들을 도우면 모를까 (실제 선거에 출마할) ‘선수’ 깜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한편, ‘세상을 바꾸는 언어’의 북콘서트에 참석하기 위해 귀국한 양 전 비서관은 2월 중순 다시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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