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굵직한 행사들은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일 잘한다는 호평일색이다.”
한 청와대 출입기자가 전하는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에 대한 평가다.
탁 행정관의 행사진행 노하우가 주목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당시 독도새우를 만찬에 올려 국내외 언론으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고 올해 초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매끄러운 진행을 이끌어내 능력을 또한번 인정받았다. 취임 초기 잡음으로 미운오리로 전락할 뻔 했던 그가 백조로 거듭나고 있다.
올해 초 열린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 단연 눈에 띈 것은 기자들에게 즉석 질문을 받은 뒤 답변하는 자유로운 형식이었다. 이 역시도 탁 행정관이 직접 기획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탁 행정관은 직접 행사장 곳곳을 다니며 동선을 직접 파악하고, 음향상태 등도 꼼꼼히 살핀 것으로 전해졌다.
행사에 앞서 회견장에 마련된 스크린에서는 문 대통령의 그간 행적을 담은 영상이 가수 윤도현과 김동률의 음악을 배경으로 상영되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기자는 “다소 경직돼 있는 분위기에서 기자들의 긴장감을 풀어주기 위해 영상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탁 행정관은 성공회대 문화대학원에서 문화콘텐츠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의 특기는 공연기획과 전시기획이다.
그는 공익문화기획센터 문화사업팀 팀장, SBS 아카데미 전임강사, 다음기획 뮤직콘텐츠 사업본부 본부장, 홍보대행사 ‘P당’ 대표 등을 역임했다. 또 2008년 스티브 바라캇 내한공연을 비롯,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콘서트, 2010년 4대강 살리기 콘서트 등 굵직한 대중공연의 기획도 도맡았다.
특히 탁 행정관은 노 전 대통령 추모 콘서트를 통해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회비서관과 가까워지게 됐고, 이는 곧 그가 정치공연 기획에 뛰어드는 발판이 됐다.
무엇보다 탁 행정관은 정치적 호소 내용이 주류를 이뤘던 야권 행사를 대중가수와 문화계 인사들이 참여하는 부드러운 이벤트로 탈바꿈시키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기존 집회에 대중성을 곁들여 대중들의 대규모 참여를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정치인도, 당원도 아닌 그가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시절 선거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도 대중의 유도를 이끌어낼 수 있는 공연기획 능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는 것이 일선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탁 행정관의 과거 행적도 재조명 받고 있다. 한 누리꾼은 게시글을 통해 “외부기고를 부탁해서 받았는데 14개월 동안 지각 한 번 없이 원고를 주신 분”이라고 기억했다.
그는 “지금부터 12년 전쯤 모 대기업 사보를 제작하는 업무를 할 때 탁 행정관과 일을 한 적이 있다”면서 “탁 행정관은 (원고 청탁에 대해) 별 말 없이 수락했고 14개월 동안 지각 한 번 없이 원고를 줬다. 일정한 수준의 원고를 마감 시한에 맞춰 지각없이 보내는 필자를 만나기란 참 어려운 일”이라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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