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르포]부산시 남구청, "주민들이 20년간 운영하던 주차장 변경,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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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열, 박신혜 기자
입력 2018-01-17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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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청, 문현 4동, 3동 주거지, 시간제 겸용 주차장 '위탁 경영'으로 변경 추진

  • 주민들, "동의 없이, 일방적 사업 추진, 피해 뻔해, 결사반대" 강력 촉구

부산시 남구청이 문현 4동 주거지전용 주차장을 공영주차장으로 전환, 시범 사업을 추진하자,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사진=박신혜 기자]


20년 가까이 주민들이 운영해 오던 주거지 주차장이 한순간에 민간위탁 공영주차장으로 전환할 예정으로 있어,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해당 관할청이 주차장 용도 변경을 추진하면서 주민들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부산 남구 문현 4동에 거주하는 A 제보자에 따르면 유동인구와 상가가 들어 서 있는 H 오피스텔 인근에 51면 규모의 주차장이 주거지와 시간제 겸용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말, 이곳 주차장이 공영주차장으로 전환해, 위탁 운영에 들어간다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2002년부터 남구 문현 4동 지역 주민 단체가 운영해 오던 주차장이 하루아침에, 소리소문없이 위탁 경영으로 전환한다는 소식으로 오피스텔 입주자들과 문현동 주민들은 허탈감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제보자 A 씨는 "주민들이 아무 탈 없이 잘 운영해 오던 주차장을 아무런 설명 없이 전환한다고 하니, 황당할 뿐"이며, "위탁 경영체제로 전환하게 된다면 주차비 상승으로 오피스텔 입주자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즉각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구 문현 4동에 위치한 주거지전용 주차장.[사진=박신혜 기자]


주민들의 제보에 따르면, 사건의 시발점이 문현 4동에 거주하는 한 주민에 의해서 비롯됐다. 오피스텔 입주자이기도 한 민원인이 전일제로 사용할 수 있는 주차장 신청에서 탈락하자, 겸용으로 운영되고 있는 주차장 사업에 대해, 문제점을 제시하고, 구청과 시청을 방문해 민원을 꾸준히 제기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시청은 구청에 민원이 제기된 만큼, 겸용제로 운영되는 주차장을 전용 주차장으로 변경할 것을 권고했고, 구청 관계자들은 몇 개월간 자체 조사를 벌여, 결국 공영주차장으로 변경키로 하고, 시범 운영을 추진했다.

기존 계획을 수립한 남구청은 지난해 12월 27일 급기야 동장을 통해 이 사실을 통보했고, 해당 동장은 지역 단체의 대표들을 소집해, 구청에서 진행하고자 하는 공영주차장 변경 건에 대해 의견을 수집했다. 그 자리에 참석한 대표들은 일제히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그러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다음 날인 12월 28일 구청은 주민 대표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올해 4월부터 공영주차장으로 전환해 시범 운영을 할 예정이라는 공문을 발송해 공분을 사고 있다.

주차장 문제는 다른 곳에서도 발생했다. 문현 4동에서 변경을 요구한 민원인이 문현 3동에 위치한 111면 규모의 겸용 주차장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구청은 아무런 의견수렴 없이 문현 3동도 위탁 운영하기로 하고, 동사무소에 같은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현4동 주차장 변경을 지켜보던 문현3동 주민들에게 날벼락이 떨어진 셈이다. 문현 4동의 약 2배 규모인 주차장 시설을 위탁제로 변경될 시 주민들의 피해는 불 보듯 뻔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현재 문현 4동의 주거지 전용 주차장은 총 51면 중 35면을 전일제로, 16면은 시간제로 10분당 300원의 주차료를 받으며 운영되고 있다. 전일제는 월 4만원의 주차비를 받고 있다. 또한 문현 3동의 111면 중 약 7-80면은 주거지전용으로 3-40면은 시간제 주차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만약, 공영주차장으로 전환될 시, 4만 원이던 월 주차가 16만 원으로  4배 가량 뛰어오를 것이라고 주민들은 말했다. 또한 공영주차장 급지가 상승할 경우, 비용이 더 오를 예정으로 상가, 마트, 등 이용객들과 주민들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또 한가지 문제점은 바로, 구청이 위탁제로 전환할 경우, 지금까지 주차장 운영 수익금으로 지원하던 각종 지역 환원사업이 일체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20여 년 가까이, 주민들이 운영하면서 전체 수익금의 50%를 남구청에 입금하고, 나머지 50%를 가지고 인건비를 제외한 수익금으로 어려운 이웃과 독거노인, 부녀회 김장김치, 경로당 어르신 지원, 장학금 지원, 저소득층 자녀 교복 지원 사업 등 다양한 복지 환원 사업을 진행해 왔기 때문이다.

현재, 문현4동과 3동의 주차장 1년 매출은 각각, 6-7천만 원, 9천-1억1천만 원 정도로, 구청에서 1년동안 주차장관리비 명목으로 약 1억여 원에 가까운 수익금은 구청이 특별회계에 의해 구비로 사용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문현4동과 3동의 주차장은 각각 2002년 1월, 2001년 7월 부산시설공단으로부터 남구로 이관돼 운영해 왔다. 소유주는 남구청이지만, 처음부터 주민들로 구성된 지역단체인 새마을협의회, 방범협의회, 자유총연맹, 바르게살기협의회, 등 10개 단체가 매년 번갈아 가면서 운영을 해 오고 있다.

문현4동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장은 "20여 년 동안 운영해 오던 주차장을 무슨 사유로 남구청이 위탁 관리하겠다고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한 사람의 민원으로 인해 동장을 포함한 각 단체장 회의를 통해 남구청의 일방적인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 주민들의 편의는 물론, 그동안 진행해 오던 각종 봉사 활동에 차질이 우려된다. 명백히 반대 입장을 구청에 전달한다"고 피력했다.

이에 대해 남구청 관계자는 "공영주차장으로 검토하는 건 맞다. 시범 운영도 준비 중에 있다. 그러나 직영 또는 위탁 운영 등 세부적으로는 결정된 사항은 없는 상태다. 주민들과 충분히 의견을 타진한 후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산시 관계자도 "남구 문현동에서 주차 관련 민원이 제기된 건 맞다. 한 사람이 시청을 찾아오고, 교통국장도 만나는 등 꾸준히 민원을 제기해, 남구청에 변경 등에 관한 건으로 권고를 한 사실이 있다. 그러나 몇 개월 동안 주민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해 사업을 추진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취재 결과, 주민들에 따르면 이번 공영주차장 전환과 관련해 그동안 주민을 상대로 공청회, 설명회 등의 의견수렴이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취재가 진행되자 구청 관계자는 이번 주 중으로 주민들과 만나, 의견을 조율해 보겠다고 말해 빈축을 사고 있다.

문현동 A씨는 "한 사람의 민원도 소중하다. 그러나 그 민원이 주민들에게 실제로 피해는 되지 않는 지, 만약 조금이라도 피해가 우려된다면, 충분한 대화와 구청의 의견 조율로 잘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못했다. 지금 현재 주민들의 뜻은 하나다. 주민 반대 서명 운동과 더불어, 주차장 위탁 관리 전환을 결사코 막아낼 것이며, 더이상 구청의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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