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정재계(政財界) 유명 인사들이 모여 각종 정보를 교환하고 글로벌 경제의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오는 23~26일 나흘 동안 스위스 다보스에서 제 48회 연차총회를 개최한다.
올해 다보스포럼에서는 ‘분절된 세계 속 공동의 미래 창조(Creating a Shared Future in a Fractured World)'라는 주제 아래 글로벌 리더들이 모여 세계가 분절된 원인을 탐색하고 해결책을 모색한다.
◆‘분절된 세계 원인과 해결책 찾기 주력‘
다보스포럼은 경제, 정치, 국제기구, 학계, 시민단체 등 각계 리더들이 한 데 모여 의견을 나누고 미래를 설계하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매년 큰 주목을 받아왔다. 특히 올해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이라 더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클라우스 슈밥 WEF 회장은 지난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다보스포럼은 민족주의의 부상과 무역 및 안보 정책의 불일치라는 최근의 도전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에 대한 실마리를 찾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양극화로 인해 분절된 세계에 살고 있다는 것은 자명하다. 우리는 분절을 이끈 근본적 원인을 찾아보려 한다. 그리고 우리는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우리는 단순히 현재의 상황을 진단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우리는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세계는 점점 더 복잡해지겠지만 여전히 서로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최근 세계화에 반대하는 포퓰리즘이 나타나고 있는 배경을 이해한다면서도 국가 간 협력이 가져다주는 혜택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작은 문제로 인해 큰일을 그르치는 과를 범해서는 안 된다”면서 “세계화의 긍정적 효과가 분명히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한편 각국은 사회에서 소외되는 이들을 보살피는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2018 강대국 간 정치·경제 충돌 심해질 것”
WEF가 최근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대부분은 올해 주요 강대국들이 정치나 경제 문제로 충돌하는 일이 많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응답자 중 80%는 올해 군사적 충돌 위험도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고 CNN머니와 CNBC 등 주요 외신은 WEF의 '글로벌 리스크 2018' 보고서를 인용하여 보도했다.
다보스포럼을 앞두고 WEF가 16일 공개한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 사이버공격, 경제적 불평등, 자국우선주의 등이 2018년 세계를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올해 세계가 직면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리스크는 기후변화와 관련이 깊었다. 전문가들이 꼽은 상위 5대 리스크에 기상이변, 자연재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공동 노력의 좌초까지 기후변화와 관련한 요인이 3가지나 포함됐다. 취리히 보험그룹의 앨리슨 마틴 이사는 “이례적인 기상 이변이 단연 가장 큰 리스크”라면서 “세계 옥수수 공급의 60%를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이 모두 흉년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사이버공격도 2018년 중대 리스크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2017년 워너크라이 사태와 에퀴팩스의 해킹 대란을 언급하면서 내년에도 사이버공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유라시아 그룹의 이안 브레머 회장은 “경제를 뒤흔들 사이버공격의 위험은 현실로 다가왔다”면서 “대형 기업, 은행, 금융시장 중 하나가 심각한 공격을 받을 경우 전례없는 위기에 진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밖에도 WEF 보고서는 소득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높은 수준의 개인 부채와 낮은 저축률, 부족한 연금 지급액은 사람들의 좌절감을 심화시킬 수 있다면서 많은 나라들이 이런 경제 환경을 바꾸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WEF 보고서는 미국을 필두로 한 각국의 자국 우선주의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보고서는 “카리스마로 무장한 스트롱맨의 정치가 세계적으로 부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뿐 아니라 중국·일본·러시아·터키·사우디아라비아·필리핀 등 수많은 나라에서 비슷한 형태가 목격되고 있다"면서 이는 결국 세계에 불안정을 야기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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