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문재인 대통령 역린 건드렸나?.."노무현 죽음 정치보복"..한과 분노의 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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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효 기자
입력 2018-01-18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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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 대통령이 ‘분노’ 말한 거 대변인 하며 처음 들어”

이명박 전 대통령이 17일 한 'MB 정치보복' 주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역린을 건드렸다[사진=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이하 MB)이 자신의 측근들에 이어 자신을 겨냥해 오는 검찰 수사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 주장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강한 분노를 나타내면서 현 정권과 전전(前前)정권의 갈등이 폭발하고 있다.

‘MB 정치보복’ 주장을 계기로 폭발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갈등의 뿌리는 9년 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정치보복으로부터 30년 지기인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키지 못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살했다는 한(恨)과 분노에 사무친 채로 지난 9년을 살아왔고 마침내 촛불혁명으로 대통령에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의 책 '운명'에서 “대통령과 우리는 그때 엄청나게 인내하면서 대응했다. 그 일을 겪고 보니 적절한 대응이었는지 후회가 많이 남는다”며 “너무 조심스럽게만 대응했던 게 아닌가? 대통령이 정말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속 시원하게 대변해 드리지 못한 게 아닌가?”라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한을 그대로 나타냈다.

아무리 가까운 측근이라 하더라도, 가족이라도 문재인 대통령에게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은 절대로 넘지 말아야 할 마지노선이자 역린(逆鱗)이다.

그런데 친노 진보진영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자살로 내몬 장본인으로 지목하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MB 측근들에 대한 검찰수사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의 역린을 건드려도 제대로 건드린 것.

이명박 전 대통령은 17일 서울 삼성동 사무실에서 발표한 성명서에서 MB 측근들의 국가정보원 불법 자금 수수 의혹 검찰 수사에 대해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는 검찰수사에 대하여 많은 국민들이 보수를 궤멸시키고 또한 이를 위한 정치 공작이자,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보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MB 정치보복 주장에 대해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18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명박 前 대통령이 노무현 前 대통령의 죽음을 직접 거론하며 정치보복 운운한 데 대해 분노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라며 “이명박 前 대통령이 마치 청와대가 정치보복을 위해 검찰을 움직이는 것처럼 표현을 한 것에 대해 ‘이는 우리 정부에 대한 모욕이며,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역임하신 분으로서 말해서는 안 될 사법질서에 대한 부정이고, 정치금도를 벗어나는 일이다’고 말했습니다”라고 밝혔다.

박수현 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분노'를 말했습니다. 제가 대변인을 하면서 처음 듣는 말입니다“라고 말했다.

박수현 대변인은 MB 정치보복 주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역린을 건드렸다는 평가에 대해 “대통령의 분노가 어떻게 개인적인 것에 머무를 수 있겠는가? 적어도 문재인 대통령의 분노는 국가와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것과 연관이 있는 것이다”라며 “정부를 맡고 있는 책임감 때문에 그동안 많은 인내를 해왔지만 모든 것을 인내하는 것이 국민통합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정의롭지 않은 것에 인내하지 않는 것이 진짜 책임감이다. 문 대통령의 입장 발표가 검찰 수사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고 하는데, 청와대가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게 국민의 명령이고 적어도 우리는 그런 꼼수를 쓰지 않는다. 그래서 모욕스럽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MB 정치보복’ 주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역린을 제대로 건드리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갈등은 정면충돌이 불가피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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