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터넷공룡' 텐센트가 세계적인 유통업체 까르푸의 투자자가 될 예정이다. 이로써 텐센트는 중국 소매유통시장에서 반(反)알리바바 전선을 확대해 나가는 모습이다.
까르푸 중국법인은 23일 텐센트와 중국 5대 수퍼마켓 체인인 융후이(永輝)마트와 투자의향서를 체결했다며 중국에서 상호 전략적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베이징청년보 등 현지 언론이 24일 보도했다.
까르푸는 이번 협력을 통해 까르푸의 글로벌 유통 전문지식, 텐센트의 기술, 융후이 마트의 신선식품 방면에서의 풍부한 경영 노하우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융후이마트는 중국 5대 수퍼마켓 체인으로, 현재 23개 성(省)·시(市)에서 590곳이 넘는 수퍼마켓 체인을 운영 중이다.
까르푸는 3사가 데이터·스마트 소매유통·모바일결제·매장 체험·데이터 분석 등 방면에서 협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까르푸는 이번 전략적 협력을 통해 온라인 노출빈도를 높여 온·오프라인의 고객 유입량을 늘리고, 텐센트의 우수한 데이터와 기술력을 활용해 새로운 스마트 유통 사업을 발굴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번 전략적 협력과 투자는 아직 잠정적 논의단계로 최종 투자협의 체결과 내부 심사나 행정적 절차가 남아있다고도 까르푸는 전했다. 그러면서 추가로 진전되는 상황을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융후이마트도 이날 공시를 통해 까르푸, 텐센트와 투자의향서를 체결했다는 사실을 공시하며 3사가 공급체인망 통합, 과학기술 응용 등에서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 밝혔다.
까르푸는 이미 2015년 4월부터 중국 매장에 모바일결제 서비스를 도입하며 텐센트와 협력을 진행해왔다. 이후에도 텐센트의 모바일메신저 위챗, 위챗페이,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도 적극 활용했다.
현재 까르푸는 전 세계 30여개 국가및 지역에 1만2000개가 넘는 매장과 온라인쇼핑몰을 운영 중이다. 직원 수는 38만명이며, 2016년 총수입은 1037억 유로(약 136조7000억원)에 달했다. 중국 매장 수는 269곳으로, 이중 대형매장이 230곳, 편의점 39곳이며, 중국 18개 도시에서 전자상거래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23년 전인 1995년 중국에 발을 내디딘 까르푸는 최근 수년간 실적 악화를 겪었다. 까르푸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아시아에서 5800만 유로의 적자를 냈다. 2017년 상반기 중국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 줄었다. 최근 까르푸는 지난해 순익 예상치도 하향조정한 상태다.
앞서 시장에서는 까르푸 중국법인이 텐센트의 맞수인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에 팔릴 것이란 소문도 돌았다. 하지만 까르푸는 이러한 소문을 부인했었다.
실제로 최근 중국 소매유통 시장을 놓고 중국 양대 인터넷기업인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신소매 혁명' 바람을 일으킨 알리바바는 가오신(高新)리테일, 싼장쇼핑(三江購物), 인타이쇼핑(銀泰商業), 롄화마트(聯華超市), 신화두(新華都), 허마셴성(盒馬鮮生) 등 대부분 수퍼마켓·백화점에 집중 투자했다.
이에 텐센트도 융후이마트, 징둥상청, 메이퇀, 웨이핀후이 등 수퍼마켓·전자상거래에 투자했다. 이번에 까르푸까지 투자하면서 '반알리바바 전선'이 한층 더 확대된 모습이다.
알리바바와 텐센트간 소매유통 방면 투자에 차이점이 있다면, 텐센트는 주로 재무투자를 진행해 투자대상에 간섭을 적게하고 독립적 발전을 지원하는 반면, 알리바바는 전략적 투자를 진행해 투자대상과의 전략적 협력을 모색한다며 대다수 업체들이 텐센트와 함께 하길 원할 것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진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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