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46년 조선어학회 사건 생존자들과 함께 사진을 찍은 기농(基農) 정세권 선생(앞줄 왼쪽 두 번째). [사진=서울시 제공]
일제 강점기 당시 일본에 맞서 한옥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기농(基農) 정세권 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서울시가 나선다.
서울시는 26일 한국부동산개발협회, 대한건설협회 서울특별시회, 국사편찬위원회, 종로구와 ‘정세권 기념사업 추진을 위한 공동협력협약’을 체결한다고 24일 밝혔다.
1919년 종합 건축사인 ‘건양사’를 설립한 정세권 선생은 지금의 가회동, 계동, 삼청동, 익선동 등 북촌 일대의 땅을 사들인 뒤 한옥지구를 조성해 조선인들에게 싼 값에 제공한 최초의 디벨로퍼라고 부를 수 있다.
한옥지구를 통해 사대문 안에 일식주택을 짓는 일본에 대항한 정세권 선생은 이후 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투옥되면서 뚝섬 일대 사유지 3만5000여평을 빼앗기면서 사업에 타격을 입기도 했다.
이번 협약식에 따라 시는 토론회와 전시회 등 정세권 선생을 기리기 위한 행사를 열고 투어를 상설화하는 방법을 모색하기로 했다. 오는 27일에는 북촌에서 정세권 선생을 주제로 한 한옥투어를 하고 내년엔 3·1운동 100주년 연계 기념 전시회를 열기로 했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정세권 선생은 일식주택 건설에 맞서 대규모로 한옥을 보급하면서 오늘날 북촌을 있게 한 주인공이지만, 업적에 비해 그 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정세권 선생을 재조명하는 동시에 민·관협력을 통한 서울의 역사문화 도시 재생과 디벨로퍼의 역할에 대해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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