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중소기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그룹이 협력사들을 돕기 위해 나섰다.
국내 1, 2위 기업이 정부 정책에 호흡을 맞추고 나선 만큼 재계 전반으로 이같은 분위기가 확산될지 주목된다. 올해 최저임금은 7530원으로 전년대비 16.4% 올랐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현대차그룹, 1500억 풀어 협력사 최저임금 지원
현대차그룹은 24일 중소벤처기업부,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과 함께 2·3차 협력사의 최저임금 지원을 위한 '상생협력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2·3차 중소 부품협력사의 경영 안정 자금 지원을 위해 '상생협력기금' 500억원을 출연하고 올해 상반기 내 전액 집행하기로 했다.
또 1000억원 규모의 '2·3차 협력사 전용 상생펀드'를 신규 조성해 저금리 대출 지원 프로그램도 본격 시행한다. 현대차그룹의 2·3차 협력사는 5000여곳에 달한다.
이번 협약은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발표한 '선순환형 동반성장' 5대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5대 전략은 △경영 개선 △경쟁력 강화 △해외 진출 △고용 지원 등 4대 분야에 대한 2·3차 협력사 지원과 △1·2·3차 협력사 간 상생협력 관리체계 강화를 골자로 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상생협력기금과 상생펀드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영세한 중소 부품협력사들의 경영 부담을 해소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경영 안정화를 통한 부품산업의 발전을 견인하고 국내 자동차산업의 질적 도약에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납품단가에 최저임금 인상분 반영
삼성전자도 최근 1차 협력사들과 납품단가 협상을 진행하면서 최저임금 인상분을 반영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의 이번 조치는 협력사와의 관계 강화를 통해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정부가 강조하는 '동반성장' '상생협력'을 솔선수범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자금 지원을 통해 협력사들의 숨통을 틔워주는데 앞장서 왔다. 지난해 6월부터 새롭게 도입한 5000억원 규모의 '물대지원펀드'가 대표적인 예다.
이는 1차 협력사가 2차 협력사에 물품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30일 이내 지급하도록 하는 혁신적 프로그램이다. 1차 협력사가 은행에 대출 신청을 하면 2차 협력사 간 월 평균 거래금액 내에서 현금 조기 지급에 따른 필요 금액을 1년간 무이자로 대출해 주는 방식이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1조원 규모의 상생펀드도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지난 2005년부터 국내 업계 최초로 거래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으며 2011년부터는 대금지급 횟수를 월 2회에서 4회로 변경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중소협력사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나선 만큼 다른 대기업들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도 기업들의 상생 노력이 확대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한다면 시너지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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