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호영 네오펙트 대표(40·대표)가 재활 의료기기 사업에 뛰어든 건 개인적인 경험 때문이다. 흔히 ‘중풍’으로 불리는 뇌졸중으로 대학생 때 아버지를 잃었다. 큰아버지도 이 병을 앓다 세상을 떠났다. 뇌졸중과 관련 재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터지는(뇌출혈) 병이다. 한쪽 팔·다리에 마비가 오고, 말이 어눌해지는 등의 후유증을 남긴다.
“뇌졸중 재활 훈련을 살펴보니 보통 아날로그 기계로 지루한 동작을 반복하고 비용도 비싸 포기하는 환자가 많았습니다. ‘환자가 쉽게 다룰 수 있는 재활 제품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죠.”
네오펙트 창업을 결심한 건 미국 명문 경영대학원(MBA)인 버지니아대 다든스쿨에서 공부를 하고 있을 때였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를 나온 반 대표는 삼성전자 TV사업부 기술전략기획팀에서 5년간 근무하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인터넷(IP)TV 회사를 차렸다. 회사 운영은 쉽지 않았다. 사업을 접고 대학원에 진학했다.
“대학 선배가 효과적인 재활 훈련용 의료기기를 만들어보자고 제안하더군요. 그때 재활 의료기기 사업에 뛰어들기로 했죠.” 그가 말한 선배는 당시 남가주대(USC)에서 재활알고리즘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최용근 네오펙트 최고기술책임자(CTO)다.
2010년 6월 경기도 용인에 있는 단국대 죽전캠퍼스에 사무실을 열었다. 연구개발(R&D)을 거듭했다. 2014년 첫 제품인 ‘라파엘 스마트 글러브’가 세상에 나왔다. 창업 초기 제로에 가깝던 매출도 2016년엔 21억원으로 뛰었다.
반 대표는 최근 미국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의료기기 시장이자, 재활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그는 지난해 초 미국으로 거처를 옮겨 1년간 생활하다 이달 중순 한국으로 돌아왔다.
△1977년 경북 경주 출생 △충북과학고 △한국과학기술원 항공우주공학과 △삼성전자 TV사업부 △고구려TV 엔터테인먼트 창업 △미국 버지니아대 경영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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