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 금융권도 함께 뛴다] 든든한 '금빛 레이스' 파트너…스포츠마케팅도 '씽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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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18-01-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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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당국·한국은행도 올림픽 선전 기원

  • 금융기관, 매복 마케팅 금지에 희비 엇갈려

최종구 금융위원장(오른쪽 세번째)과 하영구 전 은행연합회장(오른쪽 네번째) 및 은행장 등이 지난해 10월 강원도 알펜시아 스키점프대 등 현장을 시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은행연합회 제공]


전 세계인의 축제인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유치부터 개최까지 기대감에 들썩인 건 비단 국민들뿐만이 아니다. 기업들도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바라며 후원과 응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사실 스포츠 마케팅의 성공과 그에 따른 효과 등을 고려할 때 올림픽은 놓칠 수 없는 빅 이벤트다.

금융권도 예외는 아니다. 은행과 카드사를 중심으로 상품 출시부터 선수 지원, 이벤트까지 홍보 및 서비스에 누구보다 열심이다. 법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다음 달 9일 시작해 25일 막을 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에 금융권의 관심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평창동계올림픽 지원 앞장서···"홍보 효과 기대"

평창 동계올림픽을 마주하는 금융권의 태도는 남다르다. 그저 '물심양면'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우선 재정적 지원은 예견됐던 바다. 국회 평창동계올림픽 및 국제경기대회지원 특별위원회는 2016년 11월 공공기관 및 금융기관의 후원 참여를 독려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실제 은행연합회는 지난해 10월 200억원을 기부했고, 비인기 종목 입장권을 10억원어치 구매했다. KEB하나은행은 111억원을 후원했다. 흥행 분위기 조성에 일조한 셈이다. 이렇듯 적지 않은 금액을 내놓을 수 있는 건 스포츠 마케팅이 안겨주는 홍보 효과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일례로 코카콜라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후원(약 2000억원)을 계기로 20년 넘게 경쟁사인 펩시콜라와의 미국 내 점유율 차이를 벌릴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구단인 '첼시'를 공식 후원하면서 2004년 19.7%였던 유럽 내 브랜드 인지도를 2009년 49.6%까지 끌어올렸다.

매년 오르는 광고 단가에도 불구하고 미국 최대 스포츠 축제인 '슈퍼볼'에서 기업들이 광고 전쟁을 치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는 국내 금융기관이 골프와 피겨, 리듬체조 등을 후원해 온 것과 맥을 같이 한다.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종목일수록 브랜드 인지도 상승에 효과적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무엇보다 금융기관들이 새 먹거리를 찾아 해외 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만큼 스포츠 마케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국내 은행권은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을 타깃으로 해외 사업을 확장 중이다. 카드·캐피탈사는 유럽 시장을 겨낭해 한 발씩 나아가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선수는 재정 부담을 덜고, 기업은 소비자들에게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어 서로 좋은 일이다"며 "회사 내부적으로 관련부서를 두고 있을 정도로 스포츠 마케팅은 중요한 홍보 수단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출 비중이 높은 대기업과 비교하면 국내 금융기관이 국제 대회나 해외 선수를 후원한 사례는 여전히 찾아보기 힘들다. 8년 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국 프로골퍼 브리타니 린시컴(Brittany Lincicome) 선수를 후원하는 메인 스폰 계약을 체결한 것이 업계 내에서 큰 화제가 됐을 정도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후원은행 공개 입찰도 주거래은행을 맡겠다고 나서는 곳이 없어 대안으로 실시됐다. 해당 입찰에는 3개 은행이 참여했고 이 중 KEB하나은행이 최종 선정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에서는 국내에서 치러지는 대회나 촉망받는 국내 선수가 아니면 후원하기가 조심스럽다"며 "다만 스포츠 마케팅의 효과를 모르는 바는 아니어서 점차 비중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료 출처 : 각 사]


◆금융당국·한국은행도 선전 기원···'매복 마케팅'은 조심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와 국가대표 선수단의 선전을 바라는 건 중앙은행도 마찬가지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2018 평창동계올림픽' 기념은행권(2000원권)을 발행했다. 한국은행이 특정 이벤트를 기념해 은행권을 발행한 것은 처음이다. 이 지폐는 희소성에 힘입어 판매 전부터 각광받아 예약접수를 시작한 지 일주일도 안 돼 매진됐다.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하영구 전 은행연합회장 및 8개 은행의 수장들이 직접 발품을 팔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대 현장 등을 시찰한 것이다. 은행권의 공공적 기능과 사회적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결과다.

당시 최 위원장은 "평창동계올림픽이 대한민국의 국격과 자긍심을 한층 높이는 성공적인 화합과 평화의 축제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금융권이 앞장서서 각종 대회 홍보 등에 많은 관심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하지만 공식 후원사가 아닌 금융기관들은 평창 동계올림픽과 연계한 마케팅이 어려워지면서 울상이다. 지난해 12월 말 국회 본회의에서 공식 후원사가 아니면 올림픽 상징물 등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이 통과됐기 때문이다. 이는 매복 마케팅을 금지하기 위한 것으로 2019년 3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특히 올림픽 상징물을 직접 사용하지 않더라도 특정 기업·사업자 또는 그 상품과 서비스를 대회 국가대표 선수, 대회 경기종목 또는 관련시설과 연계하는 행위도 제한된다.

이로 인해 금융기관의 선수 후원, 상품 출시 등이 올해 들어 대폭 축소됐다. 그동안 금융기관의 후원을 촉구하고는 뒤늦게 마케팅에는 제한을 두는 것이 씁쓸하다는 반응도 더러 나온다.

지난해 KB국민은행은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들의 자산관리 전담 서비스를 약속했고, IBK기업은행은 바이애슬론 국가대표팀 지원을 위해 1억원을 전달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등도 현지 인프라 구축 및 선수 후원 등에 적극 나선 바 있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 5일 IBK기업은행은 평창동계올림픽 기념 특별예금인 '2018 대한민국 선수단 Cheer Up'을 출시한 지 하루만에 판매 철회했다. 상품 출시는 이전부터 준비했지만 관련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도 평창동계올림픽과 연계한 마케팅 문제로 몸살을 겪는 줄 안다"며 "앞으로 올림픽을 비롯한 각종 스포츠 대회의 후원사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은행권 "위조지폐 차단해 올림픽 성공개최 기원"

홍보를 위한 마케팅은 아니지만 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위해 은행권은 한뜻을 모았다. 은행연합회는 최근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외화 위조지폐(위폐)의 국내 유입이 늘 것으로 보고 국가정보원과 공동으로 대국민 피해 예방을 논의하기 위한 은행권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에서 국정원은 과거 올림픽과 월드컵 등 대형 국제행사에서 발생했던 주요 위폐 유통 사례와 함께 최근 주요 외화 위폐 유통 실태와 주요 수법에 대해 설명하고 은행권에 위폐 유통 차단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은행권과 국정원은 고객과 은행 직원, 환전영업자가 위조외화로 인한 피해를 보지 않도록 위조외화 피해 예방을 위한 5대 주의사항을 마련했다. 은행들은 5대 주의사항을 각 영업점에 게시하고 안내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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