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로버트 뮬러 특검 앞에서 선서하고 진술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뮬러 특검팀의 칼끝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 조사가 성사될지 주목된다.
CNN과 폴리티코 등 현지 주요 매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스위스 다보스로 떠나기 전 백악관 복도에서 기자들과 만났을 때 뮬러 특검과 대면 조사에 응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결코 공모는 없었다. 결코 사법방해는 없었다. 나는 그것(대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시기에 관한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 2~3주 안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지만, 뒤이어 "그것은 변호사가 결정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스캔들을 ‘마녀 사냥’이라고 치부하면서 전면 부인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특검 앞에서 진술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서 전략적인 위치를 점하려는 것으로 풀이했다. 티모시 나프탈리 역사학자는 FT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입장은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전혀 거리낄 것이 없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한편 만약 특검과의 대면 조사가 성사되지 않더라도 변호사에 책임을 돌릴 수 있도록 출구를 마련해 두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타이 콥 백악관 변호사는 24일 이메일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대통령이 특검에 협조하겠다는 약속을 다시 한 번 밝힌 것”이라면서 “뮬러 특검과 대통령 변호사들 사이에서 대면 조사 준비가 진행 중”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뮬러 특검팀은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 개입과 트럼프 캠프와의 공모 여부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의 해임을 둘러싼 사법방해 여부에도 중점을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뮬러 특검이 제프 세션스 법무부 장관과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를 모두 조사하면서 트럼프 대통령 조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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