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 때일수록 연구개발(R&D) 인재와 투자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구본준 LG 부회장은 24일부터 이틀간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열린 ‘글로벌 CEO 전략회의’에서 “R&D는 사업경쟁력 강화와 미래 준비의 원천”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LG의 ‘글로벌 CEO 전략회의’는 매년 연초에 LG 최고경영자들이 모여 경영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다. 그룹의 신사업뿐 아니라 경영 전반을 주도해나가는 구 부회장이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40여명 계열사 CEO를 불러 모아 1박 2일 동안 20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를 직접 챙겼다. 지난 2016년까지는 구본무 LG 회장이 전략회의를 주재 해왔다.
구 부회장은 지난 2016년 ‘신성장사업추진단장’으로서 그룹의 신사업 발굴‧지원 업무를 맡은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올해 처음으로 그룹의 시무식을 주재했고, 2년째 ‘글로벌 CEO 전략회의’를 진두지휘하며 그룹의 운영 전반에도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는 구 부회장을 비롯해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하현회 ㈜LG 부회장과 계열사 CEO 및 사업본부장 등 최고경영진 40여명이 참석했다.
◆ 최대 실적 LG그룹, ‘제조‧R&D 혁신’ 모색
LG그룹은 지난해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사상 처음으로 LG전자가 연매출 60조원, LG화학과 LG디스플레이가 연간 영업익 각각 3조원과 2조원 시대를 여는 등 계열사 모두 고른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전략회의에서는 지난해 성과보다 올해의 경영 위기감이 가장 먼저 언급됐다. 미국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중국 업체들의 공급 과잉 등 과제에 직면한 탓이다.
LG 경영진은 “지난해 상승세를 보였던 글로벌 경기가 올해는 환율, 유가,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의 변수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의 본격화로 산업과 기술이 빠르게 진화하면서 기업 간 경쟁이 격화되는 등 경영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예측과 대응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100년 LG’를 바라보는 LG는 이번 전략회의를 통해 미래 준비 키워드를 ‘제조와 R&D 혁신’으로 정했다. 앞으로 그룹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사업의 근간인 제조와 R&D 혁신을 중점 추진해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해법을 모색한다는 차원에서다.
특히 구 부회장은 미래 준비 전략에 있어서 R&D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구 부회장은 “R&D는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원천이자, 기술과 제품 리더십을 확대하고 밸류게임으로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계열사 CEO들에게 “어려울 때일수록 단기성과에 연연해 R&D 투자를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우수 R&D 인재는 최고경영진 및 조직책임자가 관심을 갖고 직접 확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LG 최고경영진은 사업의 근간인 제조와 R&D에서 혁신을 중점 추진해 사업 경쟁력 강화와 미래 준비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제조의 경우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적극 도입해 생산의 효율성과 제조 역량을 높일 계획이다. 또 협력사와 제조 기술 및 인프라 지원을 통해 시너지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R&D는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중심으로 계열사 간 융복합 연구뿐만 아니라 외부와의 연구 협력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R&D 경쟁력을 강화하고, 연구 성과는 철저히 사업화와 연계해야 한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했다.
아울러 구 부회장은 사업의 기본 강화도 주문했다. 그는 “모든 문제의 답은 현장에 있다”며 “경영진이 앞장서서 현장의 디테일을 챙기고, 품질 등 사업의 기본을 철저히 준수해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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