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를 물어온 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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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18-01-2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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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버ㆍ모바일용 제품 수요 급증, 삼성 72조ㆍSK하이닉스 34조 신기록... 공급 부족에 올해도 기대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부문에서 지난해 총 100조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새 역사’를 썼다.

서버용·모바일용 제품을 중심으로 반도체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가운데 반도체 업체들의 제한적인 생산량 확대로 공급이 충분하지 않아 새해에도 ‘신기록 행진'을 이어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SK하이닉스는 25일 경영실적(K-IFRS 기준) 발표를 통해 지난해 매출 30조1094억원, 영업이익 13조7213억원을 각각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75%, 영업이익은 319% 급증한 수치다.

오는 31일 지난해 4분기 실적 확정치 발표와 함께 사업부문별 성적을 공개할 예정인 삼성전자는 작년 반도체 부문에서만 매출 74조원, 영업이익 34조원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연간 매출을 합산하면 100조원을 훌쩍 넘어선다. 두 회사의 영업이익도 합치면 50조원에 육박, 영업이익률이 50%에 이른다. 제조업에서 영업이익률 50%는 사실상 달성이 불가능한 숫자로 여겨져 왔다.

이처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해 나란히 유례 없이 좋은 실적을 달성한 것은 메모리반도체의 수요 증가에 따른 판매가격 상승과 공급 제한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은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각각 1위와 2위를 달리고 있다.

실제 지난해 4분기에도 서버용 제품의 견조한 수요가 이어진 가운데 모바일 제품의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D램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3% 증가했고, 평균판매가격(ASP)은 전분기 대비 9% 올랐다. 낸드플래시 출하량은 전분기보다 16% 증가했고, ASP도 4% 올랐다.

올해 전망도 나쁘지 않아 양사의 기록 경신 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올해 D램 시장에 대해 "지난해에 이어 서버용 제품이 수요 증가를 견인할 것"이라면서 "인도를 비롯한 신흥시장에서 스마트폰 보급 확산과 중저가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업그레이드에 따른 D램 수요도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낸드플래시 시장에 대해서는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가 수요 증가를 주도하는 가운데 중저가 스마트폰들의 기기당 탑재량 증가도 수요 증가에 기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서 매출 87조원·영업이익 45조원을 기록하고, SK하이닉스는 매출 37조원·영업이익 16조원을 올리며 또다시 신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적으로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자율주행차 등 최근 주목받고 있는 미래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고성능의 메모리 반도체가 필수적인 요소로 꼽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전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 규모는 지난해 465억 달러에서 2021년 565억 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내년부터 일시적인 조정기에 들어설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 매출액 규모가 올해 1321억 달러를 찍은 뒤 내년에는 1200억 달러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반도체의 호황으로 올해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다만 중국 등 후발 주자의 추격과 미국의 견제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만반의 대비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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