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세종병원 화재로 3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인명피해가 유난히 높았던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화재는 지난 26일 오전 7시 30분쯤 1층 응급실에서 시작돼 37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130여명에 달하는 부상자가 발생했다. 부상자 중 중상자가 18명에 달해 사망자는 더 늘 수 있는 심각한 상황.
이날 화재는 복합적인 이유로 인명피해가 컸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요양병원과 함께 운영되고 있던 일반병원 95개 병상에는 뇌혈관 질환, 중풍 환자를 비롯한 산소마스크에 의지한 위독한 환자 그리고 고연령의 환자가 입원해 있어 대피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다.
또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와 마찬가지로 1층에서 시작된 불은 건조한 날씨도 한몫해 빠르게 병원으로 번졌다. 매캐한 연기가 병원을 뒤덮이자 시야 확보가 되지 않은 탓에 병원 안에 있던 환자와 병원 관계자의 탈출에 어려웠다. 이로 인해 1층과 2층에서 많은 사망자가 발견됐다.
소방당국 확인 결과 세종병원 내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소방당국은 의무 설치 여부와 함께 화재 시작 당시 경보음이 울렸는가에 대해 확인 중이다.
제천 화재 이후 또다시 일어난 대형 참사에 정부는 행정안전부, 소방청, 경찰청,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국토교육부 등 6개 부처 30여 명으로 구성된 '범정부 현장대응 지원단'을 현장에 파견했다. 지원단은 현장수습을 도우게 되며, 사상자와 유족에 1대 1로 전담 공무원을 배치해 필요한 것을 지원하기로 했다.
한편, 화재로 대피한 세종병원 간호사는 "응급실 옆 간호사 탈의실에서 처음 연기를 봤다"고 진술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화재감식팀은 이를 토대로 정밀 감식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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