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의 경제학] 지속적 수익모델 창출로 '올림픽의 저주' 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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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철 기자
입력 2018-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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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나가노, 14년치 SOC 사업비 쏟아붓고 빚너미에 앉아

  •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4000억원 흑자에 관광 명소로

  • 평창올림픽, 흑자ㆍ대표 관광지 만들기 마스터플랜 필요

올림픽이 가져오는 막대한 경제적 효과를 기대한 흥분감이 채 가시기 전 빚더미에 앉은 개최도시가 있다. 지속적인 수익창출 모델이 아닌, 올림픽 기간 경기를 단순히 잘 관람하도록 만드는 데 14년치 사회간접자본(SOC) 사업비를 쏟아부었다. 일본 3대 사찰이 있는 대표 관광지인 나가노 이야기다. 나가노는 1998년 동계올림픽을 치르고 ‘올림픽의 저주’를 받았다.

반대로, 인구가 3만명도 안 돼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노르웨이 작은 산골도시 릴레함메르는 동계올림픽으로 4000억원 흑자를 냈고, 24년이 지난 지금도 관광객이 꾸준히 찾고 있다.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역시 2002년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후 오히려 스키관광객 수가 급증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강원도를 국제 관광지로 변모시키기 위한 움직임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조언이 잇따른다. 이미 경기장 건설과 주변 제반시설을 갖추는 데 수조원이 투입됐다.

‘흑자 올림픽’을 만들고 우리나라 대표 겨울 관광지로 거듭나기 위한 ‘마스터플랜’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과거 동계올림픽을 치렀던 여러 도시들이 지금은 서로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올림픽을 치른 이후 지속적인 수익창출에 실패해 막대한 시설투자가 재정부담으로 돌아온 대표적인 개최도시는 나가노다. 나가노는 총 5개 실내경기장 중 4개를 신축했고, 개‧폐회식장, 스키점프, 크로스컨트리경기를 위한 시설도 새로 지었다. 신칸선, 고속도로, 공항 등 5년간 14년치 SOC 사업비를 지출했다.

투자는 적극적이었지만, 시설이 올림픽 후 지역주민을 위한 시설로 활용되면서 수익이 창출되지 않았다. 또 관광자원을 개발하지 않아 올림픽 유산의 단순한 관람을 원하는 관광객이 체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관광객 발길이 끊겼다. 특성화된 산업 육성에 실패한 셈이다.

이와 달리 올림픽 이후 관광‧스포츠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 수익창출에 성공한 도시도 있다. 솔트레이크시티는 지형적 특성으로 발생하는 고도차를 활용해 체력강화훈련이 가능하다는 점을 홍보해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팀 본부를 유치했고, 다른 스포츠팀들이 이곳을 찾도록 했다. 여름레포츠 시설 설치로 연중 스포츠를 즐기고, 일반인도 봅슬레이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관광자원을 개발했다.

결국 솔트레이크시티 스키관광객은 대회 개최 5년 전 98.7포인트(대회개최연도 = 100)에서 개최 5년 후에는 130포인트를 기록했다. 나가노는 같은 기간 145.1포인트에서 67.5포인트로 반토막이 났다.

1994년 동계올림픽을 치른 노르웨이 릴레함메르는 올림픽 개최 이후 연간 4000억원이 넘는 최대 흑자를 기록해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인구가 2만명 조금 넘는 작은 도시였지만, 지금은 세계적인 관광지가 됐다. 정부‧지자체‧관련기관이 협력해 올림픽 유산과 지역의 레저스포츠를 관광 자원으로 활용한 결과다.

2010년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은 처음으로 문화올림픽을 표방했다. 대회 개막에 앞서 3년간 문화올림픽을 진행하면서 1800회 이상 공연‧전시를 열어 600만명이 관람했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역시 4년 전부터 연차별 테마를 정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러시아 83개 지역에서 3000여개 행사가 열려 400만명이 참여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관광 인프라 확충과 상품개발로 동계올림픽 개최지 인지도 상승에 따른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며 “근본적으로 관광자원 신설‧발굴, 교통인프라 구축 등으로 강원도를 세계적인 관광지로 도약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대회 이후 시설관리를 전담할 기관을 만들어 현실적인 로드맵 구축에 나서야 한다”며 “고정시설 활용도를 엄밀히 평가해 △시설 축소 △용도 변경 △보존 등의 단계로 구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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