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만도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을 역대 최대인 6%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의 새해 각오가 남다르다. 그룹의 주력 사업인 만도를 되찾아온 게 지난 2008년으로, 올해로 그룹 재건 10주년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올해는 만도의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을 조금 더 높일 예정"이라며 "6% 이상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금액으로 따지면 약 3500억원.
이를 통해 정 회장은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창조적인 역량을 발휘하는 한편 신성장사업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우선 만도의 각 제품별 연구소는 원가절감, 성능개선, 품질향상 등 제품 경쟁력 향상에 나선다. 또 한국을 비롯 독일, 미국, 인도 등 해외연구소는 현지 고객 대응력을 강화하고 지역별 특성화 운영을 통해 글로벌 R&D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다.
만도는 한라그룹 성장의 핵심축이다. 실제 만도는 지난 2016년 5조8663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그룹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 2008년 4조원대였던 그룹 매출도 10조원 가까이 성장했다.
이처럼 만도가 지속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R&D 투자 덕분이다. 만도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은 최근 3개년 평균 5% 안팎으로, 국내 자동차 업계는 물론 글로벌 IT기업인 애플(4.4%)마저 상회한다.
지난 2015년 2596억원(매출액 대비 4.90%)였던 만도의 R&D 투자비는 2016년 2832억원(매출액 대비 4.83%), 작년 3분기까지 2394억원(매출액 대비 5.73%)을 기록했다.
정 회장은 R&D인재의 육성 및 발굴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그는 "글로벌 기업조차 핵심경쟁력의 원천이 결국 톱 플레이어(Top Player)의 보유에 있다고 한다"면서 "한라도 미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최고의 R&D 인재들을 꾸준히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부 인재를 육성하고 우수 인재를 영입하는데 보다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오는 2020년까지 3개년 계획을 세워 미래 경쟁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이의 일환으로 올해 임직원 신년 선물로 3년을 기준으로 자신의 목표와 꿈을 세우고, 그것이 얼마만큼 성취됐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작심삼년 다이어리북'을 제공했다.
정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앨빈 토플러가 '기업 생존의 제1법칙'에서 지적한 것처럼 과거에 우리를 성공하게 만들었던 요소들이 오히려 미래 발전에 가장 큰 장애요소가 될 수도 있다"며 "과거부터 쌓아온 유·무형의 자산들도 미래를 향한 가치 창조적인 역량을 억누르는 것은 아닌지 점검하고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시장과 고객의 변화에 항상 깨어 있어 그 흐름과 소통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라며 "잠재해 있는 한라의 창조적 DNA를 다시 깨워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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