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스 의혹 11년史…다스 수사, 전·현직 검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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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18-01-30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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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거 '특별하지 않았던' 정호영 특별검사…現 문찬석·신봉수 검사 주목

다스와 관련된 수사에 참여한 특검팀 및 검찰 관계자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광범 전 특검, 문찬석 검사, 정호영 전 특검.


이명박 전 대통령과 관련된 '다스' 의혹 수사의 지휘를 담당했던 검사들의 이력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다스 관련 수사 지휘부의 과거 투톱은 BBK 주가조작 사건 수사를 이끌었던 정호영 전 특검과 이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의혹을 수사했던 이광범 특검이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다스 수사에는 문찬석 차장검사(서울동부지검 다스 수사팀)와 신봉수 부장검사(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 1부)가 나섰다.

금융범죄 수사 전문가인 문 검사는 얽히고설킨 다스의 비자금을, 과거 BBK 특검팀에 합류한 경험이 있는 신 검사는 이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의 BBK 투자금 반환 지원 의혹을 쫓고 있다. 11년 전 시작된 다스 의혹을 수사했던 검사들, 현재 수사 중인 검사들의 주요 이력과 행적을 정리해 봤다.

◆"의혹은 있지만 무혐의"···전쟁의 서막

‘도곡동 땅-다스-BBK’라는 연결고리의 핵심에는 모두 이 전 대통령이 있다. 도곡동 땅과 다스의 실제 주인을 알아야 현재 제기되는 대부분의 의혹이 풀린다. 2007년 이 사건을 처음 수사한 책임자는 당시 서울중앙지검 특수 1부 최재경 부장검사였다. 그는 박근혜 정부 내내 검찰총장 하마평에 오를 정도로 보수정권 치하의 검찰 선두주자였다. 

최 검사는 경남 산청 출신으로 대구고와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뒤 27회 사법시험에 합격하면서 법조계에 입문했다. 대구지방검찰청, 대통령 비서실, 광주지방검찰청 해남지청장을 거쳐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전주·대구·인천지검 지검장 등 검찰 특수부 요직을 두루 거쳤다. 최병렬 자유한국당 고문의 조카이기도 하다.

그는 검찰 재직 당시 대표적인 '칼잡이(특수통)'로 통했다. 현대 기아차 비자금 사건, 론스타 사건 등 수많은 사건을 수사했다. 하지만 2007년 서울중앙지검 특수 1부장 시절 다스 수사를 지휘하면서 ‘증거없음으로 인한 무혐의’ 결론을 내려 언론의 비난을 받았다. 

최 검사는 당시 “(도곡동 땅의 지분은) 이상은씨가 아닌 제3자의 차명재산으로 보인다”면서도 “도곡동 땅 매각 대금중 극히 일부(17억9000만원)만이 투자된 다스는 이 대통령의 소유라는 뚜렷한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다스가 이 대통령의 것이 아니라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스 11년 의혹의 서막을 알리는 총체적인 부실수사이자 정호영 BBK특검이 출범하는 계기가 됐다. 이후 그는 검찰 요직을 두루 거치며 승승장구했다.

2008년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 재직 당시에는 ‘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맡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인 노건평씨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을 구속시켰다. 이후 굵직한 사건은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저축은행 비리, 양재동 복합유통단지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의혹 등을 수사하면서 이상득 전 의원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구속한 게 대표적이다. 2014년에는 세월호 사건과 관련,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부실 수사의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났다. 그러나 2016년 박근혜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꼬리곰탕' 특검 오명···정호영 검사

정호영 전 특검(현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은 서울대학교 법학과 출신으로 제12회 사법시험 출신이다.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2000), 대전고등법원 법원장(2004), 서울고등법원 법원장(2005),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및 대법원 인사위원회 위원(2006) 등 요직을 거쳐 2006년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로 자리를 옮겼다.

2008년초 고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부터 BBK 특검으로 임명돼 이명박 전 대통령(당시 당선자 신분)과 BBK의 연관성을 조사했으나 요식행위로 수사를 마무리지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시 언론은 정 전 특검이 다스의 회계문서를 확보하고도 이를 피의자에게 되돌려주는 등 소극적인 수사로 일관했다는 평을 내놓았다.

특히 120억원이 넘는 다스 비자금을 확인하고도 이를 경리 개인 직원의 횡령으로 인정하고 특검 활동을 종료했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도 꼬리곰탕을 먹으며 2시간 만에 끝내 ‘꼬리곰탕 검사'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최근 정 전 특검은 참여연대 등으로부터 특수직무유기 혐의로 고발돼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올랐다. 정 전 특검은 BBK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다스 경리직원이 120억원의 비자금을 빼돌린 사실을 파악하고도 사법처리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정 전 특검은 “특검이 자료를 넘겼는데 (오히려) 검찰이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검찰과 ‘직무유기’ 논쟁을 벌이고 있다.

◆'절반의 성과'···내곡동 특검 이광범 검사

‘내곡동 사저 매입사건’ 특별검사 이광범 전 특검은 광주제일고등학교를 나와 서울대학교 법대를 졸업한 뒤 제23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법조계에 입문했다. 2012년 10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임명했지만 청와대의 수사 비협조 및 방해, 압박 속에서도 소정의 성과를 기록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내곡동 사저 매입 사건은 이 전 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할 목적으로 2011년에 구입한 서울 서초구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과 관련한 대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와 청와대 경호처가 부지 비율에 따라 매입비용을 나누기로 했는데 이씨가 더 많은 땅을 분할받았음에도 청와대가 더 많은 비용을 분담하게 해 국가에 손실을 끼쳤다는게 주된 혐의 내용이다. 이씨는 이 과정에서 배임 의혹과 함께 부동산 실명제법을 위반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2011년 검찰이 관련 수사에 착수했으나 이씨를 비롯한 관련자 7명이 전원 불기소 처분을 받아 ‘총체적 부실수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2012년 출범한 이광범 특검은 청와대 및 이 전 대통령 측의 방해와 수사 비협조 등의 한계를 극복하고 청와대 경호처장을 비롯한 관련자 3명을 기소하고 활동을 종료했다.

이 전 특검은 법원 내 대표적인 학술단체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전신, ‘우리법연구회’의 창립 멤버로 이상훈 전 대법관의 동생이기도 하다. 법조계 안팎에선 한국 사법개혁의 틀을 짜고 형사재판의 공판중심주의를 법원에 뿌리내리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1년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 재직 당시 형이었던 이상훈 판사가 대법관 후임으로 제청되자 형의 앞길을 터준다는 의미에서 사직서를 제출하고 변호사 개업을 했다. 2016년에는 최순실 게이트 특검 후보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현재 LKB 대표 변호사로 재직 중이다.

◆여의도 저승사자···문찬석 現 다스 수사팀 검사

문찬석 검사는 경기고등학교와 성균관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뒤 제34회 사법시험에 합격, 현재 서울동부지방검찰청 차장검사로 재직 중이다. 서울동부지검 내에는 이 전 대통령이 실 소유주로 의심받고 있는 다스(DAS) 비자금 횡령 의혹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다스 특별수사팀’이 있다.

문 검사는 검찰 내에서 금융범죄수사 전문가로 손꼽힌다. 시세조종분야 전문성을 인정받아 대검이 도입한 공인전문검사 제도 최고 등급인 ‘블랙벨트’ 1호 검사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1995년 광주지검 공안부 검사였으나 2001년 금융, 증권분야로 전공을 변경했다. 특히 2000년대 초 IT기업 버블을 품고 주식시장을 뒤흔든 ‘리타워텍’ 사건을 처리한 후 각종 증권 범죄 사건을 수사하면서 ‘여의도 저승사자’로 알려졌다.

대검 형사 2과장, 인천지검 특수 2부장, 조세 전담부서인 형사 4부장을 거쳐 2013년 서울중앙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 단장을 맡았고, 2015년에는 금융범죄 중점청인 서울남부지검에서 금융수사를 전담 지휘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그의 업무스타일에 대해 '효율적인 원칙주의자'라고 말한다. 인천지검 재직 당시에는 한 건설업자가 인천지역 유력 정치인에게 뇌물을 상납한 사실을 적발하고, 돈을 받은 홍종일 전 인천부시장, 국회의원 등을 재판에 넘기기도 했다. 증권범죄합동수사단 단장 시절에는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등을 거쳐 검찰에 넘어왔던 증권 범죄를 검찰이 한 번에 넘겨받는 ‘패스트트랙’을 정착시켰다.

◆어떻게 기억될까?···BBK와 '두 번'의 인연, 신봉수 검사

신봉수 부장검사(제39회 사법시험)는 이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1년 청와대가 다스의 BBK 투자 자금을 되돌려 받는데 관여했는지 여부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 1부를 지휘하고 있다.

건국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지방검찰청 북부지청(2000), 서울중앙지방검찰청(2005), 대검찰정 연구관(2010), 광주지검 해남지청 지청장(2016) 등을 거쳐 현재 자리에 올랐다.

신 검사는 과거 2008년 정호영 BBK 특검팀에 윤석열 검사 등과 함께 파견검사로 참여했다. 2010년에는 전·현직 검사 100여명이 성접대 등에 연루된 사건인 ‘스폰서 검사’ 특검에 참여하기도 했다.

스폰서 검사 특검은 박기준 전 부산지검장 등을 비롯해 기업인 접대 리스트에 오른 200여명의 검사를 조사했지만 한승철 전 대검 감찰부장을 비롯한 현직 검사 2명, 평검사 1명만 기소하는 데 그쳐 ‘제식구 감싸기’ 논란을 일으켰다.

신 검사는 그가 참여했던 두 건의 특검팀이 모두 기대 이하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일부 시민단체 사이에서 작성한 ‘적폐검사’ 리스트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신 검사는 2013년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비자금 조성 및 탈세 혐의를 밝혀 실형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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