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시대 신탁상품이 '효자'...국민은행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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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18-01-2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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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수료 부담 줄인 다양한 상품

[그래픽= 임이슬 기자 ]

신탁상품 수익이 은행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비이자부문 수익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최근 들어 전체 은행권의 신탁수익이 급증한 가운데 국민은행이 부동의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IBK기업은행 등 6개 은행의 신탁업무운용 누적수익은 7185억200만원이다. 3분기 만에 2016년 연간 수익 6668억4400만원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국민은행의 수익은 전체의 31%인 2228억500만원으로 가장 많다. 다음은 신한은행(1323억5900만원), 하나은행(1260억6400만원), 우리은행(1105억7700만원), 농협은행(700억500만원), 기업은행(566억9200만원)의 순이다.

지난 2016년에도 국민은행이 1979억6900만원으로 가장 높은 수익을 올렸고 하나은행(1234억1500만원), 신한은행(1220억6700만원)이 뒤를 이었다.

이처럼 은행들의 신탁수익이 증가한 것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재산 관리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돈을 버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얼마나 잘 쓰느냐에 관심이 옮겨간 것이다. 또 지난해 말까지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보다 나은 수익을 창출하길 원하는 수요가 신탁 상품으로 몰렸다. 

신탁업은 예금·주식·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을 금융회사가 운용·관리·보관해 수익을 돌려주는 금융상품이다. 원금이 보장되고 확정된 이자율에 따라 수익을 배당 받는 원금 보장형과 실적에 따라 배당이 다른 실적배당형으로 구분된다.
 
신탁 상품은 종류가 다양하다. 사망 이후 미리 계약한대로 자산을 상속·배분하는 유언대용신탁, 사망 후 재산을 계약서대로 기부해주는 유언기부신탁, 치매안심신탁, 노후를 위한 성년후견제도지원신탁, 주인 사망 후 반려동물을 케어해주는 펫신탁, 본인 사망 후 장례를 진행할 수 있게 한 가족배려신탁 등 맞춤형 상품이 대부분이다. 

고객들의 수수료 부담을 줄인 것도 인기 요인이다. 일반 금융상품은 수익률이 어떻게 나든지 운용보수 등의 수수료를 떼어간다. 신탁상품의 경우 수익률에 따라 고객들의 수수료 부담을 다르게 책정하고 있다. 일임 운용수익률이 마이너스일 경우 수수료를 받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은행들은 신탁 규제가 풀려야 제대로 된 자산관리서비스를 할 수 있다고 입을 은다. 은행이 판매하는 신탁상품은 특정 금전신탁으로, 현행법상 자본시장법의 적용을 받고 있다. 때문에 자산운용사의 상품을 가져다 판매하는 것만 허용된다. 고객이 특정 상품을 지정하지 않고 돈을 맡기면 은행이 알아서 투자할 수 있도록 은행에 불특정금전신탁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 정부 들어 금융당국이 신탁업 제도 전면개편을 통한 신탁시장 활성화가 기대됐지만 증권업계와 은행권의 신경전으로 흐지부지된 상태"라며 "조속한 개정을 통해 금융서비스가 한단계 업그레이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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