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달러 단기적으로 랠리에 유리
증권가에서는 약(弱)달러가 단기적으로 코스피 랠리에 긍정적이라는 의견이 많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달러화 약세(원화 강세)가 갈수록 두드러지면서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에서 위험자산 선호심리도 커지고 있다.
이런 환율 흐름은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금리를 올리겠지만, 유럽과 일본이 양적완화 정책을 지속하면서 달러는 완만한 약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그는 "올해 코스피는 2850선까지 오를 것"이라며 "할인요소 가운데 몇 가지를 해소한다면 3000선도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 경기 회복에 코스피도 훈풍
미국 경기 회복세가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코스피 랠리는 어려웠을 것이다. 지난달 미국에서 산업생산 증가율은 3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설비가동률도 나아졌다.
박석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은 1년 만에 0.3%포인트 개선된 2.6%로 예상된다"며 "미 경제가 글로벌 경기 회복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고 전했다.
마주옥 연구원은 "미 S&P500에 속한 기업이 2017년 4분기에 거둔 실적도 1년 만에 약 13%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실적 개선과 미 증시 상승이 글로벌 증시에서 투자심리를 개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적보다 주가가 높은 편인 미국보다 우리나라 증시는 더 매력적이다. 다음달 한·중 경제장관회의와 평창 동계올림픽이 잇달아 열리는 점도 호재다.
변준호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중 회의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방중했을 때 양국이 경제분야에서 합의한 사항을 실제 성과로 도출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며 "동계올림픽과 함께 내수를 개선할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점차 늘고 있다"며 "올해 방한하는 중국인은 1년 만에 68% 증가한 70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최대 변수는 미 보호무역 강화
미 보호무역 강화는 가장 경계해야 할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신년연설을 한다. 이날 어떤 무역정책을 내놓을지 지켜봐야 한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미국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비롯한 악재를 만났다"며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고, 아직 다른 상승 재료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랠리를 위협할 변수는 더 있다. 정부는 외국인 대주주를 상대로 양도소득세 부과를 강화하기로 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을 비롯한 세계적인 벤치마크 지수가 투자심리 악화를 경고하고 있는 이유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 기조는 이어지겠지만, 양도소득세 문제는 매수 강도를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정부가 과세 대상을 제한적으로 잡았다는 것이다. 마주옥 연구원은 "수급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라며 "외국인이 단순히 과세 이슈만으로 매도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했다.
환율도 불안하다. 원·달러 환율은 며칠 전 1058.6원까지 떨어졌다. 1060원 선마저 무너지면서 우려가 커졌다. 이날 환율이 1065.6원까지 되오르기는 했지만 여전히 큰 변동성을 보여주고 있다.
원인은 오락가락하는 미 통화정책 전망에 있다. 얼마 전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달러 약세는 좋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추가적인 달러 약세를 용인하겠다는 것이다. 뒤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달러는 점점 더 강해질 것"이라며 "나는 강한 달러를 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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