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주도해온 앤드루 매케이브 미 연방수사국(FBI) 부국장이 사임 의사를 밝힌 가운데 그간 대립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퇴 압력이 작용했는지 관심이 모아진다.
미 정치전문지 애틀란틱 등 현지 언론의 2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매케이브 부국장은 29일자로 부국장 업무를 그만두기로 했다. 예정보다 한 달 반 정도 앞선 것이다. 다만 은퇴 후 연금 혜택 수취 자격을 획득하기 위해 3월 중순까지는 휴가 등을 통해 급여를 지급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사임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통상 새로운 FBI 이사들이 부국장을 선출한다는 점에서 크리스토퍼 레이 신임 FBI 국장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레이 국장이 매케이브의 지위 강등을 시사하자 사임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맥케이브는 트럼프 대통령이 경질한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의 최측근이다. 러시아 스캔들 의혹과 힐러리 클린턴의 개인 이메일 스캔들의 수사를 주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케이브 부국장을 두고 '힐러리 봐주기' 의혹을 내비치며 지속적으로 사퇴를 요구해왔다.
특히 매케이브 부국장의 부인인 질이 지난 2015년 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클린턴의 측근이자 후원자인 테리 매컬리프 버지니아 주지사 측과 민주당 조직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사실을 강조하면서 클린턴 유착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때문에 매케이브 부국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는 것은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거듭된 사퇴 요구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백악관은 매케이브 국장대행의 사임은 대통령과 관계가 없다며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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