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내달 4일로 예정된 금강산 합동문화행사를 일방적으로 취소한 가운데 우리 정부가 30일 북측에 유감을 표명하고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의 성공적 진행을 위한 북측의 적극적인 협력을 촉구하는 내용의 통지문을 보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 측은 낮 12시 40분경 남북 고위급회담 남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장관 명의로 이같은 내용의 전통문을 북측 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통지문을 통해 우리 정부는 북측에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개선에 어렵게 첫 발을 뗀 상황에서 남북 모두가 상호 존중과 이해의 정신을 바탕으로 합의사항을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는 "남북 양측이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의 성공적 진행을 위해 적극 협력하기로 합의한 만큼 합의된 모든 행사들이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할 것"이라는 입장도 전달했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9일 밤 10시 10분께 금강산에서 진행하기로 합의했던 합동문화공연을 취소한다고 우리 측에 통보해왔다. 이같은 북측의 갑작스러운 취소 통보로 국내에서는 향후 올림픽 전후로 줄줄이 예정된 일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그러나 불행 중 다행으로 남북은 남북 교류의 첫 행사로 꼽히는 마식령스키장에서의 스키 선수 공동훈련을 예정대로 실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알파인·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들이 참여하는 공동훈련은 금강산행사보다 앞선 31일 1박 2일 일정으로 진행된다.
이 당국자는 마식령스키장에서 열리는 남북 공동훈련 일정에 대해 "아직 남북 간 조율이 끝나지 않았지만, 스키 선수들은 예정대로 일정을 소화할 것"이라며 "풀 기자단을 포함해서 예정대로 30일 오후에 출발한다"고 전했다.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이후 일정에도 당장은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북한이 향후 일정에 또다시 브레이크를 걸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북한이 남북 간 합의사항에 대해 일방적으로 취소 통보를 한 것은 평창올림픽 관련 사안으로만 이번이 벌써 두 번째다.
지난 19일 오전 북한은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예술단 사전점검단을 20일에 파견하겠다고 했다가 당일 밤 아무런 설명 없이 이를 '중지'한다고 일방 통보했다.
결국 북한은 예술단 사전 점검단을 하루 늦은 21일에 정상 파견했지만, 일방 중지 통보에 대한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않아 유야무야 넘어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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