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해외투자 '토종운용사'에 더 맡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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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기자
입력 2018-01-3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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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이 '토종 자산운용사'에 해외투자를 더 많이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그래야 외국 자산운용사로 줄줄 새는 위탁 수수료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자산운용업을 키우기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라고 얘기한다.

30일 국민연금공단이 집계한 해외주식 위탁운용액은 2017년 10월 말 기준 71조7092억원이다. 전체 운용액 618조원 가운데 11.6%를 차지한다. 국내주식 위탁운용액인 60조6935억원보다도 많다.

국민연금은 직접 국내와 해외 채권을 260조원가량 운용한다. 이에 비해 국내와 해외로 위탁해 운용하는 채권 규모는 제각각 34조원, 13조4000억원에 불과하다.

대개 연기금은 해외 위탁운용업체를 뽑을 때 국내 자산운용사를 배제한다. 경험과 운용역량이 글로벌 운용사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국내 자산운용사 입장에서는 돈줄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연기금이 최근 3년 사이에 쓴 위탁수수료만 1조원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이 가운데 해외투자 위탁수수료는 6500억원가량으로 알려졌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결국 비싼 수수료만 해외로 넘어가는 꼴"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가 발표한 자산군별 잠정수익률을 보면 국내주식이 2017년 24.87%로 가장 높았다. 해외주식은 11.41%, 국내채권과 해외채권은 각기 0.44%, 0.38%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이 직접 운용하는 해외주식 투자액은 약 37조원이다. 위탁운용액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해외 자산운용사에 주식투자를 맡겼으나 성과는 국내주식 수익률 절반에도 못 미쳤다.

금융투자협회는 국내 자산운용사에 맡기는 해외주식 투자를 늘려달라고 연기금에 꾸준히 요구해왔다.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고, 운용역량을 기르는 데에도 필요해서다.

금투협은 우선 국민연금에 아시아 주식과 선진국 국채, 패시브 투자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단계적으로 확대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신임 이사장이 취임한 2017년 11월에는 업계 건의서도 전했다.

한국투자공사는 이런 의견을 받아들여 해외 대체투자 시 공동 자산운용사로 참여하는 기회를 국내 자산운용사에 제공한 바 있다.

공공기관해외투자협의회가 자산운용을 논의할 때도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협의회는 기획재정부와 한국투자공사 주관으로 우정사업본부,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주요 공제회를 비롯한 18개 기관투자자가 참여해 해외투자 관련정보를 공유하는 자리다.

얼마 전 황영기 금투협회장은 자산운용사 사장단과 비공개로 만난 자리에서 연기금과 동반성장 강화 노력을 꾸준히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투협은 한국투자공사에서 새 사장을 뽑으면 업계 건의사항을 전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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