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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실적도 채울 수 없었다···그의 '빈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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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18-01-31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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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 편중구조 삼성전자 약점으로 작용할 듯

  • M&A 성과 부족···총수 장기공백 우려 현실화

삼성전자 서초사옥.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삼성전자가 지난해 천문학적인 영업이익을 달성했지만 총수 공백 장기화, 불투명한 사업 전망 등 불안요소들이 삼성전자를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내부적으로 '지금이 진짜 위기'라는 얘기까지 나돈다. 

◆수익구조 불균형 심화··· 반도체 사업 전망도 불투명
지난해 삼성전자 최대 실적의 1등 공신은 반도체다. 반도체 사업에서만 35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66%에 달했다.

이를 뒤집어놓고 보면, 반도체 시장이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걸을 경우 삼성전자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실제 업계 일각에선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곧 정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반도체의 슈퍼사이클이 지속될지 불투명할뿐더러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투자 등이 부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반도체 편중 구조는 향후 삼성 경영에 큰 약점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삼성전자는 IM(스마트폰)과 CE(TV·가전)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전체 영업이익에서 IM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대로 하락했다. 스마트폰 호황기 시절 이익 기여도가 70%에 육박했던 것에 비하면 저조한 성적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올해 삼성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이 19.2%를 기록, 20.0%선이 깨질 것으로 내다봤다.

CE 주도권을 경쟁업체에 내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TV 제품군의 경우,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가 LG가 이끄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진영에 밀리고 있는 모양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1500달러 이상 TV 시장에서 OLED TV를 판매하는 소니와 LG전자의 점유율은 각각 36.1%와 27.8%였다. 삼성전자는 26.6%의 점유율에 그쳤다.

◆대규모 투자 '올스톱'··· 총수 장기 공백 우려 현실화
전문가들은 이재용 부회장의 장기 구속과 미래전략실 해체 등 그룹 컨트롤타워 부재가 이 같은 불균형 구조를 심화시켰다고 분석했다.

특히 가전과 모바일 등에서 혁신을 찾지 못했고, 향후 그룹을 이끌어갈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인수·합병(M&A)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소규모 벤처회사 '플런티'를 인수한 후 이렇다 할 M&A 성과가 없는 상태다. 이 부회장의 구속 전인 2016년에는 한 해 동안 1000억원 이상의 M&A만 6건을 성사시켰다.

삼성 임원진 사이에선 이 같은 위기감이 팽배하다. 김현석 삼성전자 CE 부문장은 지난 8일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8’에서 “당면한 위기를 돌파하려면 새로운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데 지금은 제약이 많다”며 “필요하다면 미국 전장업체 하만 사례처럼 M&A에 나서야 하지만 부문장들로서는 그런 의사결정을 하기에 벅차다”고 밝혔다.

현재 삼성의 반도체 사업은 이 부회장의 부친인 이건희 회장이 공을 들여 키워낸 대표적 사업으로 꼽힌다. 이 회장은 1974년 한국반도체 인수를 적극 추진하고 지난 수십년 동안 기술과 생산투자 등에 힘써왔다.

이 부회장 역시 최근 경영일선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은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항소심 최후 진술에서 기업인으로서의 꿈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선대 회장이신 이병철 회장님이나 이건희 회장님과 같이 능력을 인정받아 우리나라를 위해 조금이라도 더 헌신하고 제가 받은 혜택을 나누는 참된 기업인으로 인정받고 싶다”며 “재벌 3세로 태어났지만 제 실력과 노력으로 더 단단하고 강하고 가치있게 삼성을 만들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전문경영인 시스템으로 운영되지만 신성장동력 발굴 등 전체적인 사업 방향을 정하는 것은 오너 일가였다”며 “과거 선대 회장들도 앞서 시장을 내다보고 사업 다각화 등을 통해 위기를 돌파해온 만큼 지금 이 부회장의 빈자리가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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