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50조원 시대를 열었다. 매출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31일 지난해 연간 실적을 집계한 결과, 239조5754억원의 매출을 올려 53조645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전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18.68%, 영업이익은 83.46% 각각 증가한 수준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고치다.
삼성전자는 2012년 최초로 연간 매출 200조원을 돌파한 뒤 2013년 역대 최고인 228조6927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2014년 206조2060억원, 2015년 200조6535억원, 2016년 201조8667억원 등으로 횡보하는 모습이었다.
영업이익은 2013년 역대 최고인 36조7850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4년 25조250억원으로 떨어졌다가 2015년 26조4134억원, 2016년 29조2407억원으로 상승세를 탔다.
이 같은 호실적의 1등 공신은 반도체다. 지난해 초부터 시작한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계속 이어지면서 반도체 부문이 실적 견인차 역할을 했다. 반도체에서 매출은 74조2600억원을 기록해 무려 전년대비 45.15% 늘었다. 영업이익은 35조2000억원으로 전년대비 21.61% 증가했다.
여기에 휴대폰(IM)과 디스플레이(DP) 등 탄탄한 ‘황금 포트폴리오’도 힘을 보탰다. IM부문 매출은 106조6700억원으로 전년대비 6.35% 늘었고, 영업이익은 11조8300억원으로 전년대비 9.43% 증가했다. DP부문은 매출은 34조4700억원으로 전년대비 27.99%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5조4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42.15% 늘었다.
다만, 가전(CE)의 경우 삼성전자 사업 중 유일하게 수익성이 하락했다. CE부문의 경우 매출은 45조1100억원으로 전년대비 0.02% 소폭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1조6500억원으로 전년대비 39.11% 감소했다.
◆ 4분기 영업익 첫 15조 돌파···올해 영업익 60조 시대 개막
또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은 65조9784억원, 영업이익은 15조146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에 견줘 매출은 각각 23.71%, 영업이익은 64.27% 증가한 수치다.
전 분기에 비해서도 각각 6.33%와 4.22% 늘었다. 2분기와 3분기에 이어 4분기에 다시 분기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또한 분기 기준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15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이는 시장 기대치를 소폭 하회하는 수준이다. 당초 금융투자업계는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을 66조원, 영업이익을 15조8000억원대로 추정했다. 원화가치 상승으로 원화로 환산한 수익이 줄고, 반도체 부문 특별 상여금 지급으로 인해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4분기 매출 하회 요인은 원화 강세, 달러 약세 영향이고 영업이익은 원화 강세 영향과 반도체 부문 특별 상여금 비용 발생 때문”이라면서 “환율과 특별 상여금 부담에도 세 분기 연속 최대실적을 경신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IM부문에서는 갤럭시 S9 등 플래그십 모델 출시를 통한 실적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CE부문에서는 비수기 속 프리미엄 판매를 확대하고 신모델을 조기 도입해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반도체부문은 메모리는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데이터센터 중심의 수요가 견조하고, 파운드리(위탁생산)은 10나노 2세대 공정 양산이 확대되고 가상화폐칩 수요가 증가해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시장의 눈은 이미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에 쏠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 호실적에 힘입어 연간 영업이익이 6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실적의 변수가 될 것"이라면서도 "반도체 호황이 지속돼 삼성전자는 올해 매출 262조7000억원, 영업이익 64조70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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