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 2월 해양생물 ‘귀신고래’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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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군득 기자
입력 2018-01-3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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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신처럼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신비한 영물

  • 우리 연안에선 1997년 이후로 발견되지 않아

해양수산부는 ‘귀신처럼 순식간에 나타났다가 사라진다(神出鬼沒)’는 이름이 붙여진 귀신고래를 2월의 해양생물로 선정했다고 31일 밝혔다.

귀신고래는 최대 길이 16m, 최대 무게 45톤에 달하는 대형 포유류다. 몸 전체가 회색 또는 암회색을 띠고 있어 영미권에서는 ‘회색 고래(Gray Whale)’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수명은 약 70년이며, 13.5개월 가량 임신기간을 거쳐 새끼를 출산한다.

귀신고래는 먼 바다를 회유하는 다른 고래와 달리 수심 50m 이내에서 펄을 들이마시며 그 속에 사는 소형 갑각류를 걸러 먹는 습성을 지녔다. 이 때문에 몸 곳곳에 따개비가 부착돼 있다. 이들이 떨어져 나간 자리에는 흰색 둥근 자국들이 얼룩무늬처럼 남아 있다.

해안 바위 사이로 나타났다가 사람이 다가가면 사라진다는 귀신고래는 예로부터 포경선이 추격하면 신출귀몰하게 사라지는 바다의 신비한 영물로 알려져 있었다.

귀신고래는 북태평양에만 분포하며,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서부계군과 미국 연안에서 관찰된 동부계군으로 나뉜다. 1912년, 미국 생물학자 앤드루스가 울산에서 귀신고래를 발견하고 학계에 최초로 보고하면서 서부계군 귀신고래는 ’한국계 귀신고래’로 불리게 됐다.

귀신고래는 매년 여름철 먹이가 풍부한 오호츠크해에서 지내다가 겨울이 되면 번식을 위해 따뜻한 남쪽바다로 이동한다. 불과 100여 년 전까지만 해도 겨울철이면 동해 앞바다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는 귀신고래를 흔히 볼 수 있었다.

그러나 19세기 말 무분별한 남획으로 개체수가 급감해 우리나라 연안에서는 1977년 1월 울산에서 관찰된 것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발견되지 않고 있다.

미국‧러시아 과학자들이 실시한 국제 고래조사에서 사할린 북동부 연안에 100여 마리 귀신고래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는 지난 10년간(2003~2012) 우리나라 연안에서 귀신고래 출현여부를 조사하고, 국민에게 귀신고래류를 포함한 희귀고래류 출현 제보를 받아 기록하고 있다.

명노헌 해양수산부 해양생태과장은 “귀신고래는 신석기 시대 유물인 울산 반구대 암각화에 등장할 만큼 우리민족과 오랫동안 함께해 온 해양생물이지만 현재는 우리바다에서 관찰되지 않고 있다”며 “해양생물 종 다양성 회복과 건강한 해양생태계 보전을 위한 대국민 홍보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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