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여만에 재개된 노사정 대화, 갈길 멀다...'최저임금'·'휴일수당 중복 할증' 쟁점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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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승일 기자
입력 2018-01-31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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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월 내 사회적 대화기구 개편 등 논의 결과 발표

  • 정부, 관련 의제 먼저 제시 안 해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대회의실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노사정대표자회의가 열렸다. 이번 노사정대표자회의는 사회적 대화를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 취임 후 첫 회의이자 8년2개월 만에 양대 노총이 모두 참석하는 회의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가 청년, 비정규직 등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담는 사회적 대화기구로 개편된다.

노사정 대표는 이르면 이달 내 사회적 대화기구 개편방향 등이 담긴 논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노사정대표자회의는 필요에 따라 수시로 열되, 운영기간이나 개최시기는 노사정이 협의해 결정키로 했다.

하지만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 △휴일·연장수당 중복 할증 등 주된 쟁점에 노사 간 이견이 커 노사정 대화가 지속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문성현 노사정위원장은 31일 서울 종로구 에스타워 7층 위원회 회의실에서 노사정대표자 6자 회의를 열어 이 같이 밝혔다.

문 위원장은 “가능한 한 빨리 정상화된 사회적 대화기구를 국민들께 보여드릴 것”이라며 “실무회의 일정이 잡힌 건 아니지만 2월 중 대표자 회의가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정부 측 문 위원장과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노동계 측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과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경영계 측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6명이 참석했다.

양대 노총이 동시에 참석하는 것은 지난 2009년 11월 25일 대표자 회의에서 전임자와 복수노조 문제를 논의를 이후 8년2개월여 만이다.

8년여 만에 다시 모인 자리인 만큼 주된 쟁점을 논하기보다 △노사정위의 개편방안 및 시기 △여성·청년·비정규직으로 참여 주체 확대 △의제 설정 등의 의견을 나눴다.

다만 최저임금 산입범위와 휴일·연장수당 중복 할증 등을 다룬 근로기준법 개정은 노사정위원회가 아닌 국회 몫으로 돌렸다.

문 위원장은 “노사정위원회에서 의견을 다룰 수 없고, 주말 중복 할증은 국회에서 판단할 부분”이라며 “다만 사회적 대화는 이것과 무관하게 지속됐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달리 보면 이들 쟁점이 언제든지 노사정 대화에 발목을 잡을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우선 최저임금 산입범위는 상여금과 연장수당 등 각종 수당을 최저임금에 포함시키는 안을 두고 노사 간 이견이 크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오는 20일 전문가 태스크포스(TF) 개선안을 토대로 최종 의견을 발표할 예정이다.

상여금과 각종 수당이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포함될 경우, 노동계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휴일·연장수당 중복 할증 논란도 험로를 예견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여야 합의로 휴일근무에 대해 현행처럼 50%만 가산해 통상임금의 150%를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반면 노동계는 휴일근무는 휴일근로이자 연장근로에 해당돼 중복 할증(50%+50%)을 적용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민주노총은 성명서를 내고 "정부와 국회가 휴일근로 중복 할증을 인정하지 않는 근로기준법 개정,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등 '개악'을 강행할 경우 대표자회의 참여를 재논의한다"고 밝힌 바 있다.

노사정 대화가 언제든지 다시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 밖에 근로시간 52시간 단축을 다룬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여야, 경영계, 노동계 모두 이견이 없지만 국회 계류 중이다.

한편 정부는 노사 대표가 관련 의제를 우선 논의하는 방식으로 정부 가이드라인을 먼저 제시하는 일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는 박근혜 정부 때 업무 성과가 낮은 근로자에 대한 해고를 허용하고, 취업규칙 변경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2대 지침을 강행했던 전례를 의식했기 때문이다.

한국노총은 정부의 2대 지침 강행에 반발해 2016년 1월 노사정위원회 탈퇴를 선언했고, 노사정 대화도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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