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가상화폐 거래소 '취급업소'로 부르며 "규제 미흡"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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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18-01-31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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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급업소 규제 미흡…폐쇄는 부작용 때문에 신중 검토"

  • "컨트롤타워 경제부처 이관, 총리실과 상의할 것"

  • 이주열 총재 "가상화폐, 가치 보장 안 되는 통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가상화폐 거래소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최우선적으로 거래소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단호히 밝혔다. 다만, 거래소 폐쇄와 관련해선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보다는 제도권으로 편입하되, 기존보다 거래소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부총리는 3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가상화폐 거래소를 '취급 업소'로 규정하며 "정부는 가상통화를 없애거나 탄압할 생각이 없다. 다만 현재 전자상거래법으로 미흡하게 규제하고 있는 가상통화 거래소가 가장 큰 문제인 만큼 TF에서 가장 시급하게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현재 신고제에 따라 27개 업체가 있으며 이 가운데 4개가 아주 제대로 운영되고 크다. 3개 취급 업소 기준으로 최근에 1일 거래 금액이 약 5000억원에 육박한다. 투자자는 대충 300만명도로 추산을 하고 있다. 일본은 가상화폐 거래소가 신고제가 아닌 등록제로 관리되고 있다"며 거래소 규제 방향을 설명했다.

투자자 및 업계의 관심사인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와 관련해선 "취급 업소 폐쇄도 배제하지 않고 한 가지 옵션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저는 (취급 업소 폐쇄 시) 음성적인 거래, 외환 유출 문제가 있어 굉장히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법무부 장관 역시 나중에 말을 들어보니 발표 당시 그런 (폐쇄할) 뜻으로 말한 게 아니더라"고 해명했다.
 
지난주 '가상화폐 규제 반대'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이 20만명을 넘기면서 당초 김 부총리가 이날 정부의 가상화폐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던 만큼 가상화폐 관련 의원들의 질의가 쏟아졌다. 특히 기재위원들은 가상화폐 컨트롤타워가 경제 부서가 아닌 비경제 부서인 점을 주로 질타했다.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은 "경제 수장인데 가상화폐 혼선 문제를 왜 거래소 폐쇄 이야기가 나올 때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냐"면서 "혼란이 극대화된 다음 수습하는 건 굉장히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병국 바른정당 의원 역시 "한국은행에서도 암호화폐의 개념 정리가 안 되고, 정부 어디에서도 합의가 된 것이 없다. 부처별로 이 부분에 대해 통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것이 국민들이 화가 난 이유"라면서 "가상통화에 대해 논의가 되기 시작한 것이 10년 전인데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고 김치 프리미엄이라고 해서 뜨겁게 달아오르니까 난데없이 거래소 폐쇄를 말했다가 거둬들이고 하는 등 정부가 급등락을 불떼기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은 "가상통화 대책을 지금이라도 경제 문제로 보고 기재부가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역시 "가상화폐를 아무것도 모르는 법무부가 주무 부처가 되고, 이젠 국무조정실이 주무 부처가 된 것도 이상하다"면서 "경제부총리가 목소리를 내야 하는 것 아니냐. 기재부가 주무 부처가 안 되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아직까지 투자자들이 거래소 폐쇄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거래소 폐쇄는 앞으로 있는거냐, 없는거냐"고 거듭해서 묻기도 했다.
 
과세 관련 질의도 활발하게 이어졌다. 심기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상화폐 계좌 실명제를 통해 제한적으로 거래하기 시작했는데 거래소 폐지보다는 연착륙을 유도한다고 봐도 되는 거냐. 양도소득세는 원천징수가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면서 가상화폐 과세과목과 세율에 대해 질의했다.

김 부총리는 정부 부처 내 엇박자로 시장에 혼란을 줬던 잘못을 시인하며 "금융위원회에서 하다가 사회·법률 문제 때문에 법무부로 이동했고 지금은 국무조정실이 주도적으로 한다. 경제, 사회, 법률이 다 얽혀 있다. 가상통화 과열을 억제하기 위한 대책은 현재 국무조정실에서 가동하는 범부처 TF에서 논의되고 있고 기재부도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대책이 정리되는 대로 정부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상화폐 컨트롤타워에 대해선 "가상통화 대책을 경제문제를 총괄하는 기관이 할 수 있도록 총리실과 협의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가상화폐 과세에 대해선 "검토 중이며 어떤 대안도 배제할 수 없기에 각 부처와 협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 부총리는 "직원들이 해외 출장까지 가서 과세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면서 "아직은 양도소득으로 보느냐, 기타 소득으로 보느냐에 다라 세목이 달라지고 거래세를 부과하는 방안도 있어 여러 가지로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기재위 전체회의에 김 부총리와 나란히 출석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리는 가상화폐 정의에 대해 "법적 의미가 합의된 건 없지만, 일반적으로 법적 근거 없이 발행돼 가치가 보장되지 않는 가상의 통화라고 보고 있다"면서 "가치 보장이 없어 급등락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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