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입주물량이 2008년 이후 가장 많은 1만5600여 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송파구 가락시영을 재건축한 송파헬리오시티(9510가구)가 연말 입주를 시작하면서 모처럼 입주물량 풍년이 예상된다.
1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강남4구 입주물량은 1만5614가구(임대 포함·오피스텔 제외)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9886가구보다 57.9% 증가한 규모이며, 2008년(3만 가구) 이후 10년 만에 가장 많은 물량이다. 송파구가 1만548가구로 가장 많고, 서초구에 3728가구가 입주한다. 강남구와 강동구는 각각 1266가구, 72가구의 입주가 예정됐다.
삼성물산과 현대산업개발, 현대건설이 짓고 있는 송파헬리오시티에는 올해 12월 9510가구가 입주한다. 강남 4구 전체 공급물량의 61%를 차지한다. 또한 현대산업개발이 강남구 삼성동 상아3차 아파트를 헐고 지은 삼성동 센트럴 아이파크 416가구가 4월경 입주한다. 서초구 잠원동 한신5차 아파트를 헐고 대림산업이 짓고 있는 아크로 리버뷰 595가구는 6월쯤 입주를 진행한다.
이와 함께 삼성물산이 서초구 서초동 우성2차 아파트를 헐고 지은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S는 지난달 말 입주를 시작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전용 84㎡ 호가는 18억원 수준으로 2015년 10월 13억원 내외의 가격에 분양됐던 것과 비교하면 5억원가량 올랐다. 같은 평형 전세가격은 10억5000만~11억원 선에서 형성됐다.
서초동 H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초·반포 등 주변에 살고 있는 수요자들의 문의가 많다"면서 "생활권을 옮기고 싶지 않은 강남 거주민들이 새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으로 찾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내년까지 예정된 입주물량을 살펴보면 연간 1만 가구 이상으로 평년보다는 많지만, 구별로는 편차가 크다. 재건축·재개발에 의존한 입주물량의 특성상 사업 성과에 따라 징검다리 입주가 반복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실제 올해 1만5542가구가 입주하는 강남3구는 내년 4836가구로 급감했다가 2020년에는 6480가구로 소폭 증가한다.
강동구는 올해 72가구 입주에 그치지만 고덕지구 입주가 대거 몰린 내년에는 1만869가구까지 급증한다. 이후 2020년에는 전년 절반 수준인 5088가구로 줄어든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강남4구의 경우 재건축에 주로 의존해 신규아파트 공급이 이뤄지기 때문에 특히 입주물량의 증감폭이 심한 편"이라며 "각종 규제로 인해 재건축 사업이 위축될수록 강남 입주난이 심각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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